10. 때로는 온전한 것보다는 약간 꼬인 게 더 좋아

쭈글쭈글 주름지고 배배 많이 꼬여있을수록 소위 1등급 무말랭이이다.

by 허둥지둥

부산에 여행을 갔을 때 유명한 라멘집에 들렀다. 라멘 위에 일반적으로 올라가는 멘마고명 대신에 독특하게도 무말랭이가 올라가 있었다. 면에 같이 딸려오는 무말랭이를 먹을 때마다 오똑오똑 씹히는 것이 재미난 식감 덕분에 라면을 훨씬 더 맛있게 먹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가을철 달달하게 맛이 차오른 무를 얇게 썰어내어서 꼬들꼬들하게 잘 말려낸 무말랭이는 매콤 달콤한 양념에 무쳐서 우리의 식탁 위를 장식한다. 간단하게 죽이나 밥에 곁들이는 평범한 밑반찬으로 제 몫을 톡톡히 해내는데 만들기도 쉽고 맛도 평균은 해서 참 유용한 녀석이다.


무말랭이는 자고로 삐뚤삐뚤 꼬여져서 말린 것을 요리하는 게 제 맛이다. 맛도 맛이지만 꼬독꼬독 씹는 식감이 매력적인 반찬이다.


무말랭이를 보다 보니 말라비틀어진 모양새가 가장 큰 매력요소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고로 쭈글쭈글 주름지고 배배 많이 꼬여있을수록 소위 1등급 무말랭이인 것이다.


우리는 항상 반듯하고, 바른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항상 바른 자세, 바른 생각을 하고, 올바른 마음가짐을 가지길 소망한다.


이는 사람의 성격을 나타낼 때도 적용되는데 ‘저 사람은 참 구김살이 없다’는 표현을 쓰곤 한다. 소위 성격이 좋다는 사람을 칭할 때 흔히 하는 말인데, 여기서 말하는 ‘구김살’이란 구겨져서 생기는 잔주름이나 잔금을 말한다. 뭔가 그늘지고 주름지고 찡그리지 않고서 쫙 펴진 그늘 한점 없는 쾌활한 성격을 우린 좋은 성격 즉 구김살 없는 성격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좋은 의미로 쓰이는 ‘바르다’와 반대되는 말에는 ‘비뚤다’가 있다. 어딘가 기울어져 반듯하지 않은 상태를 뜻하는데 이 말은 거의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우리는 바르기만 한 것에 묘한 거부감이 느낄 때가 있다.


예를 들어서 ‘사람이 너무 반듯해’라는 표현이 있다. 이 말인즉슨 다가가기 어렵다. 친해지기 어려운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다. ‘너무 맑은 물에는 물고기가 살지 않는다’는 말처럼 사람을 만날 때나 친구를 사귈 때 보면 우리는 사람이 너무 올곧은 나머지 틈이 없어 보이는 사람에게는 쉽게 다가가 친해지기 어려워한다. 학창 시절만 봐도 모두에게 인기 있던 친구들은 어딘가 좀 만만한 빈틈 있어 보이는 이들이었고, 우리는 그런 이들에게 좀 더 편하게 다가가며 쉽게 친구가 되었다.


불완전한 것에 애정, 내적 친밀감을 느낀다는 건 우리도 그것과 닿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또한 부족함은 마치 약점, 치부라고 등안 시 되는 사회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나약함 아니면 모자란 부분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솔직함과 담대함에서 우린 묘한 매력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무말랭이를 보다 보니 비튼 자세가 생각났다.

비트는 자세는 어떻게 보면 반듯한 자세와는 정말 반대되는 동작인데 항상 바른 자세만이 건강한 몸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숙이기, 젖혀내기, 비틀기 모두 골고루 움직여야 건강한 균형 잡힌 몸이 될 수 있다.


항상 한 가지 정답만을 고수하는 획일화된 몸은 더 취약해지기 쉽다. 이는 사회도 마찬가지이다.


요가에서 보면 비틀기는 아주 다양한 동작들이 많다.

대표적으로는 마첸드라사나라는 동작이 있다. 비틀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우선 복부도 말랑말랑, 등도 유연해야 한다.


마첸드라아사나를 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한 다리는 바깥쪽 측면이 바닥에 닿도록 무릎을 굽혀서 내려놓고 발뒤꿈치를 엉덩이 쪽으로 당겨온다. 한쪽 다리는 무릎 세운 채 눕혀져있는 허벅지 바깥쪽 바닥에 발바닥을 내려놓는다. 그러면 다리를 대충 꼬아낸 형태가 된다. 양 엉덩이는 균등하게 바닥에 내려놓을 수 있도록 자세를 가다듬는다. 상체는 세워둔 무릎이 향하는 방향과 반대로 비틀어준다. 상체의 회전방향에 있는 팔은 손으로 바닥을 짚어서 지탱하고 반대쪽으로는 세워둔 다리를 감싸 안아 거나 밀어내거나 다 좋다.


왼쪽으로 비틀고 있다고 한다면 왼쪽 옆구리로는 수축이 일어나고 오른 옆구리는 길어지고 늘어나고 있을 것이다. 비틀기 동작은 척추를 부드럽고 말랑말랑하게만들 뿐만 아니라 고관절, 복부의 유연성과 힘이 필요한 자세이다.


비틀면서 중요한 것은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늘어나고 줄어드는 부분들을 서로 팽팽하게 조율하는 것이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다 보면 결국 자세는 무너지기 마련이다. 이럴 때 좋은 방법은 바로 몸을 조금 덜 움직여 보는 것이다. 준비되지 않은 몸으로 무리해서 움직이려고 하다 보면 자세가 점점 더 일그러지게 마련이다.


특히나 비틀기 자세에서 보면 무리해서 비틀기를 하다 보니 고개만 회전하여 목이 경직된 모습을 보이거나 한쪽엉덩이가 바닥에서 뜬다거나 허리가 뒤로 무너지는 경향이 종종 보인다.


온전하게 내 몸에 맞게 적절히 움직인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한 발짝 더 나가려는 스스로의 욕심을 내려놓고 잠시 멈추거나 덜 하는 것으로 움직임을 통제한다. 나아가고 싶은 마음과 갈 수 없는 그 사이의 차이를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인정한다. 그런 다음에 꾸준히 연습하면서 그 갭을 메우려고 노력해 본다.


너무 반듯하게 살지만 말자 어느 정도의 빈틈과 결핍 부족함 같은 삐뚤어짐을 옹호하는 게 났다. 우리의 몸은 절대로 자로 잰 듯이 반듯하지 않다 대부분 어느 한 부분은 분명 정렬이 틀어져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딱 맞아 떨어지지않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너무 스스로를 몰아세우지 않았으면 한다. 공백을 조금씩 메꾸어주고 기울어진 것은 다시 맞추려고 하는 노력과 그 차이를 받아들이고 순응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물론 내 몸만이 아닌 우리 사회에도 말이다. 배려하고 도와주고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는 그런 세상을 위해 사람들의 마음을 내어주는 여유가 필요한 게 아닌가 싶다.

참 살기 팍팍하고 다들 어렵다 어렵다 노래를 하는 세상이다. 자신에 대한 마음의 여유도 없는데 타인에 대한 배려는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만 마음을 내려놓아보자. 우리도 한낱 부족한 인간이기에 나를 위해서 타인을 위해서 서로 곁을 내어줄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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