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매트를 신줏단지 모시듯 모셔두기만 해도 좋은걸
한 삼사 년 전쯤이었다. 지도자 과정을 막 시작했던 때였던 것 같다
그 당시 난 몸의 근력과 유연성은 많이 부족했지만, 그래도 꾸준히 시간을 내어 요가를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삶에 만족감을 느꼈다. 아주 예전부터 요가에 관심이 있던 지라 내 방 한편엔 조금씩 사 모아둔 소도구, 매트 그리고 요가 관련 책들이 자리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버거워하던 시기를 보내게 되었다. 힘겨운 밥벌이를 하다 보니 일에 치여 수련을 할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는 것이었다. 그토록 좋아하던 요가였는데 말이다.
방 안에서 약간의 먼지가 내려앉아 돌돌 말린 채 구석 자리를 지키고 있는 요가매트를 볼 때면 이따금씩 내 맘 한구석에는 죄책감이 들곤 했다. 그것도 잠시
난 어떻게든 잠깐이라도 매트를 펴서 수련을 해야지라는 의욕적인 마음은 결코 들질 않았다
나라는 인간은 생활에 치이다 보면 뭐든 손을 놓아버리는 부류였던 것이다.
막대한 업무 스트레스로 머리가 지끈거리고, 집안 꼴도 망신창이가 되어가는 상황 속에서 난 매트를 펴낼 의지가 강한 끈기 있는 수련생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따금씩 생각이 많아지는 늦은 저녁시간이나 주말에 멍하게 가만히 집에 있을 때 문득 창가 옆 자리 구석을 지키고 있는 요가 매트를 바라볼 때가 있었는데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 난 요가를 하는 사람이었지, 언제든 매트를 피고 수련할 수 있어.”라고 생각하며 꼭 매트에 올라 수련을 하지 않아도 그 마음 만으로도 위안을 받는 느낌이 들었다.
스스로 너무 힘이 부칠 땐 억지로 무언 갈 해내기보단 가만히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필요한 그런 때가 있는가 보다.
무언가를 계속해나가고 공백을 어설프게 메꾸려 노력하기보단 애쓰지 않고 그냥 그대로 내버려 두길 조심히 권해본다. 그리고 그 상황이 그냥 지나가길 숨죽이고 기다려보길 바란다.
당신은 이미 이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내고 노력하고 있으니깐, 그 이상 더 무언 갈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참으로 고생이 많다고 다독여주면 좋겠다.
지금 나에게 이대로도 충분하다는 말을 전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