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한 그림일기]나만의 매직반지

2022.08.24

by 수수한

이 반지를 만났을 때

각각의 크기와 여러 낱말이 있었는데 고심 고심하고 꼈다 뺐다를 반복하다가 이것을 골랐다.

생각해보니 이것저것 다 샀을 것을. 다시 사려니까 찾을 수가 없다.

그렇지만 어쩌면 딱 하나만 가졌기에 귀하게 여기는 나의 단어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알과 고리 부분이 몇 번은 떨어져 접착제로 붙이며 끼고 있는 이 반지는 내 매직 반지이다. 그렇다고 매일을 끼진 않는다.



아침, 액세서리 통을 한참을 바라보다가 이 녀석을 손에 끼우는 날은

이 반지가 다소 투박하게 보이고 화려하지 않을지라도

다른 사람은 아무도 모르고 나만 알고 있는 오늘의 소중한 선택 중 하나이다.



손에 끼우는 순간

마음도 단단해지고

내 머릿속에도 이 글자 모양이 새겨진다.

그리고 내가 뭐 그런 사람이라도 되는 양.

그런 사람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지도 설명하지도 못하면서.

어렴풋하게 '늘'이라는 이미지를 그리며 그런 사람 행세를 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은 그래야 하는 날이고

이 반지를 끼고 나섰다.



"선생님! 오늘 재밌었어요!"

"나도!"


나도 오늘 재밌어서 "고맙다"대신 "나도!"라는 대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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