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한그림일기]내 계절, 내 바람
2022.08.25
이 글을 쓰는 등 뒤로 창이 있다.
제법 선선한 바람이 살갗에 닿는다.
그냥 '좋다'라고 뇌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심장이 간질거리는 물리적인 느낌이 분명히 든다.
찬 바람이 울컥 몰려와 더 닿으면 심장도 울컥하며 간질거린다.
마치 파도와 같다. 간헐적으로 찾아오며 강도가 셌다가 잦아들었다를 반복하고 있는 중이다.
바람의 세기에 따라.
아이들에게 좋아하는 계절과 이유를 물으면
"제 생일이 있어서요."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다.
나도 그런 이유 때문에 심장이 이러고 있는 걸까.
사실 누구라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온도 아닌가.
요즘 그리고 쓰다 보니
소유 없는 낱말과 계절을 두고
내 색깔, 내 낱말, 내 계절을 운운하는 나를 만나게 된다.
소박하고 나만 알고 설레어하며 남의 몫을 빼앗지 않는 이 작은 소유는
한편으로 귀엽지 않나요?
이렇게 실컷 내 계절 이야기를 하고서
겨울에서 봄이 넘어갈 때쯤 무슨 말을 하고 있을지 나도 내가 궁금해진다.
(궁금하긴 뭘 궁금해... 또 봄을 예찬하고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