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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렙백수 윤준혁 Jun 23. 2019

나는 어떤 유형의 백수인가?

#백수가되기로결심했습니다 #지속가능백수 #백수 #미래의대안

  마땅한 직업과 돈벌이 없이 놀고 있는 사람을 우리는 '백수(白手)'라고 부른다. 여기서의 백(白)은 희다 말고도 '비다', '헛되다' 등의 뜻이 있는데 '비어있는 손'이라는 의미로 빈털터리를 의미한다. 또한 고생 한번 해보지 않은 사람의 손이 허연(?!)것을 보고 '백수'를 '하얀 손'으로 직역해 일(직업) 없는 사람을 나타내기도 한다. '백수'란 단어가 언제부터 쓰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농경사회에서도 농사일 한번 해보지 않은 사람은 햇볕에 그을릴 일이 없어 손이 희었을 것이고, 산업사회에서는 기름때 한번 묻혀보지 않은 사람은 손이 희었을 것이다. 오늘날에도 손에 잉크라도 묻혀야 백수 소리를 피할 수 있다.



① 19세 이상의 대학생, 대학원생이 아닌 자 중 직업이 없는 사람

② 일이나 인간관계에 치여 더 이상 못 버티고 회사를 때려치우고 쉬고 있는 사람

③ 멋진 삶을 살다 퇴직하고 남은 노후를 위해 준비하는 사람



   백수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의미만 있는 것 같지만 상황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되기도 한다. ①의 경우는 비난을 받으며 ②의 경우는 위로를 받고 ③의 경우는 존경을 받는다. 하지만 셋 다 마땅한 직업이 없이 가지고 있는 돈을 까먹고 있는 상황은 같다. 모두가 백수 상태인 것이다. 이쯤 되면 우리의 젊음을 팔아서 돈을 버는 행위도 미래의 백수생활을 위한 준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다. 백수 상태를 피할 일이 아님을 이해는 해도 그것을 즐기기는 쉽지 않다. 이럴 땐 어릴 적 처음 자전거를 배울 때를 기억해보자 페달에 발이 닿는 것도 무서웠던 겁쟁이가 자전거의 구조를 공부하고, 주행을 연습하고 나서부터는 자전거 타는 것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마찬가지로 '백수'를 즐기지 못하는 이유는 '백수'에 대한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미친 말 같지만 백수를 즐기기 위해 백수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공부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백수를 분류하는 기준으로 '직업의 유무'와 '수입의 유무'를 따지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백수를 구분해보았다.



직업(유/무)과 수익(유/무)으로 본 백수 유형표 (feat 손그림 미안)


A. 직업이 있지만, 먹고살만한 수입이 없을 때 - '호구' 또는 '의인'

  무언가 일은 하지만 먹고살만한 돈이 벌리지도 않으며, 오히려 빚만 쌓여가는 경우가 있다. 겉모양은 번지르르 하지만 실상 배고프고 미래가 걱정되는 것은 똑같다. 노동을 하지만 본인의 곳간을 못 채우는 이런 사람들을 보고 '호구'라고 분류하겠다. ex) 스타트업 대표, 대기업의 노예 등

  그러나 시민활동가, 문화예술인처럼 먹고살만한 수입이 없지만 그들의 활동으로 보았을 때 백수라고 부르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본인의 곳간은 못 채우지만 타인의 삶을 위해 살아가는 이들을 '의인'이라 부른다.



B. 직업이 없지만, 먹고살만한 수입도 없을 때 - '백수의 왕'

  우리가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백수의 형태(엄마曰 : "이건 뭐 직업도 없고.. 돈도 없고...")와 정확히 일치하는 사람이다. 딱히 부를 말이 없다. 노동도 하지 않으면서 있는 곳간을 털어먹고 있는 사람들은 진정한 '백수의 왕'이라고 부르고 싶다.



C. 직업이 있고, 먹고살만한 수입이 있을 때 - "노예"

  노동을 하고 번 돈으로 먹고살 수 있는 정직한 형태의 '직업인'이다. '먹고산다'라는 기준이 개인마다 다를 순 있지만 일반적인 생활이 가능할 정도의 수입이라면 적당히 타협하고 참고 회사에 다니는 경우도 해당한다. 어떤 '백수'에게는 이런 직업인의 단순한 경제활동이 목표인 경우가 많다. 평범히 노동하고 노동한 만큼 곳간을 채울 수 있는 이런 사람들은 직업도 있고, 돈도 벌지만 스스로를 회사 혹은 가족의 노예로 부른다.



D. 직업이 없는데, 먹고살만한 수입이 있을 때 - "금수저 또는 지속 가능한 백수"

  30대 이상의 청년들 중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돈 많은 백수"가 나오는 경우가 10번 중 10번인 것 같다. 직업이 없는데도 먹고사는데 문제가 없다면 이거야말로 지속 가능한 백수가 아닌가? 분하지만 일하지 않아도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는 금수저도 여기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노동하지 않아도 본인의 곳간이 이미 가득 채워져 있는 사람을 금수저, 노동이라고 할만한 노력을 하지 않아도 곳간을 채우는데 어려움이 없는 사람을 지속 가능한 백수라고 분류한다.


  위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직업인과 백수를 가르는 기준은 명확히 노동에 있다. 우리의 주변에서 자기 청춘과 건강을 기업의 성장을 위해 바치고 있는 사람을 호구라 부를지언정 백수라고 부르지 못하는 이유와 함께, 돈 많은 금수저 친구를 '백수건달'이라고 놀려도 위화감이 없는 이유이다.



묘하게 표정이 비열해 보이는 것은 기분 탓인가??


 그러나 최근 인공지능, 빅데이터, IOT와 함께 새롭게 열린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살펴보면 인간 중심의 노동을 탈피를 외치고 있다. 물론 자본주의 아래에서는 생산수단을 조금이라도 많이 소유한 사람이 부를 쌓을 확률이 높겠지만 노동하지 않고 부가 쌓일 수 있는 세상이 오면 우리의 삶을 어떨지를 그리다 보면 유망산업의 힌트가 나올 것이다.


Q. :  "야 ~ 일하지 않고 돈 많으면 뭐할래?"

A. :  "돈 있으면 난 논다."

      (100이면 100 다 이 대답함... 놀지 못해 죽은 귀신이 씌였..ㄴ)


  과거에는 방구석 백수 취급받던 사람들이 프로게이머, 인터넷 방송 BJ, 크리에이터 등으로 활약하는 것을 보면 잘 노는 것을 고민해야 할 때가 온 것인지도 모른다. 우울의 대상이었던 백수가 이제는 활력의 주체가 되는 시대가 왔다.







백수의 삶을 연구합니다.


백수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1화 https://brunch.co.kr/@herman-heo-se/50

백수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2화 https://brunch.co.kr/@herman-heo-se/52

백수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3화 https://brunch.co.kr/@herman-heo-se/53

백수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4화 https://brunch.co.kr/@herman-heo-se/55



#허름한 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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