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상예술가 정해인 Aug 06. 2019

내가 졌다

타인과의 비교

한 외국인 사내가 지나간다.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쯤은 되어 보이는 남자.

그다지 특별한 모습도 아닌데 질투가 난다.


190은 족히 넘는 키
컬이 살짝 들어간 갈색 머리

하얀 피부
높은 콧대
작은 검정 선글라스
특별한 무늬도 없는 회색 티셔츠
하늘색 반바지
흰색 양말
그리고 나이키 운동화
손에는 아이폰을 쥐고 걸어간다.

문득 나랑 다른 인종을 부러워해야 남는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저건 성형으로도 따라갈 수 없는
유전자의 차이다.

물론 디자인 감각의 차이와 젊음이라는 차이도 있을 것이다.

나는 무엇에서 이길 수 있으려나?

부러워하면 지는 것이라는데 나는 그의 외형을 보고 지고 말았다.

나이가 들면 내면을 채워야 하는데 나는 아직 어린가 보다.

자꾸 내면이 아닌 외면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매거진의 이전글 결혼의 착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