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다
졸린 눈을 비비며 해가 수평선 위로 올라온다.
금세 도로는 잘 익은 홍시를 깔아 놓은 듯 붉게 물이 든다.
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에게도
주변에 서 있는 나무에게도
불그스름한 홍시빛 색깔이 곱게 칠해진다.
하지만 이내 사람들에게 싫증이 났는지
해는 바다 위로 살짝 떠오른다.
바다 위에 곱게 물든 직선 도로 하나가 생긴다.
해는 '날 보러 와요'라고 손짓하지만
아무리 제 빠른 비행기라도 달려갈 재간이 없다.
이번에도 기분이 상했는지
다시 해는 구름 속으로 쏙 숨어버린다.
곁에 있던 구름마저 솜사탕처럼 붉게 물이 든다.
하지만 구름과도 합이 잘 맞지 않았는지
아니면 무엇이 궁금했는지
다시 얼굴을 구름 밖으로 불쑥 내민다.
모두가 사라지고 하늘 위에 붉게 뜬 해
이제야 제 모습을 찾았나 보다.
그에게는 본디 홀로 있을 때
제 모습을 나타내나 보다.
홀로 있을 때 자신이 더욱 빛나는 법인데
해는 잠시 잊고 있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