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아이 유치원 숙제 쓰기
서영아 생각나니?
아빠가 책을 읽어주다가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지
결혼이 어떤 것이냐고
아빠가 서영이에게 물었더니
"잘 생긴 남자랑 사는 것"이라고
서영이가 답했었지
그랬더니 옆에 있던 엄마가
"딸아 그럼 엄마는
아직 결혼 안 한 거니?"라고 물어
아빠가 아주 곤란했었단다
서영이는 평생 아빠 엄마랑
살겠다고 하는데
아빠 엄마는 서영이가 좋은 사람을
만나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
꼭 잘생긴 남자가 아니더라도
마음이 착한 사람을 만났으면 한단다
진짜로 아빠 엄마를 위하는 길은
아빠 엄마와 평생 함께 사는 게 아니라
서영이가 정말로 행복하게 사는 것이란다.
작년에 서영이가 물어보았던
질문도 생각나는구나
서영이가 서영이의 배를 보면서
배가 많이 나왔다고 걱정을 했었지
그래서 아빠가
"그 배는 어른이 되면 다 없어지는 거야
키로 다 가는 거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라고
말해 주었지
그랬더니 서영이가 진지한 얼굴로
아빠의 배를 보며 물었지
"그런데 아빠는 어른인데
배가 왜 나왔어?"라고 말이야
또 이런 적도 있었지
"아빠 배에는 아기가
들어 있는 것이냐고?"
하지만 아빠 배에는
아기 대신 다른 것들이
많이 들어 있단다
운동이 부족해서 말이지
서영아 지금의 너의 나이에는
살을 걱정할 때는 아니란다
튼튼하고 건강하게 잘 지내다 보면
서영이가 살이라고 했던 것들이
아빠가 말했던 것처럼
모두 키로 바뀌어서 없어질 거야
그러니 걱정 말으렴 알겠지?
아빠의 배는 운동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라
아빠도 요즘 걷기나 뛰기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어
그러니 잘 봐 주렴
서영이는 무엇이든지
제일 첫 번째였으면 하는 것 같구나
오빠보다 조금도 지지 않으려고
다투는 모습을 보면 많이 안타깝단다
아빠나 엄마는 서영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늘 사랑하고 있단다
조금 못 하더라도 괜찮으니
가끔은 오빠에게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어
그리고 혼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면
위험하니까 아빠 엄마의 말도
잘 들어주었으면 좋겠고
사랑하는 우리 딸 서영이
어느 자리에서든 똑똑 잘 해내리라 믿는다
사랑해 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