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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Apr 30. 2020

읽기를 다시 알려주다.

박완서의 자전거 도둑'을 읽으며

https://brunch.co.kr/@hermite236/1017

  [슬로 리딩] 책을 읽고 이렇게 아이에게 알려주면 좋겠다고 생각만 했었다. 오래간만에 [자전거 도둑]을 펴고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읽기를 다시 말해주었다.


[이야기의 줄거리]

  청계천에 있는 전자상가 점원인 수남이는 거래처 수금을 하러 자전거를 타고 갔다. 수금을 하고 나온 사이 자전거가 넘어지며 옆에 있던 고급차를 긁었다. 고급차 주인아저씨는 수남이에게 수리비가 만원인데 절반인 오천 원만 내라며 자신의 운전기사에게 자전거에 자물쇠를 채우게 했다. 주위 구경꾼들은 수남이에게 자전거를 들고 가라고 종용하자 수남이는 자전거를 들고 도망친다.

  수남이는 과거에 도둑질을 했던 형을 떠올리고는 다음날 짐을 싸서 가게를 떠난다.



  우선은 전체적인 줄거리를 말해보도록 했다. 큰 틀에서 이해가 먼저였기 때문이다. 그러고 나서는 모르는 단어부터 하나씩 하나씩 책 속으로 들어갔다.


1. 모르는 단어 찾기

  아이는 처음에 읽고 나서 모르는 단어가 없다고 하였다. 하지만 변두리, 우락부락, 육친애, 양품점이란 단어를 물어보자 뜻을 정확히 이야기하지 못하기에 사전을 꺼냈다. 스마트폰으로 찾으면 훨씬 쉽게 알 수 있지만 지식이란 노력을 들일수록 기억에 더 오래 남는 법이기에 귀찮게 사전을 찾아서 뜻을 알도록 하였다.


2. 내용 질문하기

  '형의 얼굴은 왜 그런 누런 빛을 하고 있었을까?' '수남이는 몇 학년이었을까?''왜 형은 도둑질을 했을까?'와 같이 내용의 이해를 확인하는 질문을 해 보았다. 하지만 모르는 부분이 많이 있어 그 부분은 다시 읽도록 하였다. 분명 눈으로 읽고 있었지만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3. 상황별 자신의 의견 표현하기

  '만약 수남이의 상황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자전거를 훔친 수남이의 상황에서 너라면 어떻게 했냐고 질문을 했다. 자신의 주장에 대해 근거와 함께 이야기를 하도록 하고 좀 더 깊이 있게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질문이었다.


4. 이야기의 결말 이어서 말해보기

  [자전거 도둑]의 끝은 수남이가 가방을 싸서 떠나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그래서 아이에게 '이야기의 끝은 어떻게 이어질까?'라고 물어보았다. 아이는 만약 본인이라면 아저씨에게 돌아가서 5천 원을 돌려줬을 것이라 이야기한다.


5. 소리 내어 읽기

  아까 이해가 안 되었던 부분은 한 페이지를 전부 읽도록 하였다. 소리 내서 읽으니 확실히 놓치는 부분은 적어 보였다. 눈으로, 입으로, 귀로 세 번 읽어서 그런 것일까?


6. 수학 문제도 내보고

  나의 눈에 109쇄라는 글자가 보였다. 1쇄가 보통 3천 부에서 5천 부를 찍는데 계산하기 쉽게 '1쇄가 5천 부라면 100쇄면 몇 부의 책이 팔렸을까?'라는 수학 문제를 내주었다. 잠시 계산을 하더니 50만 권이라는 숫자를 내어 놓는다.

  

7. 사회 문제도 내보고

  수남이는 오천 원이라는 돈을 큰돈이라고 했는데 왜 그랬을까? 자전거 도둑이 쓰였던 시기는 1979년이다. 소고기 한 근이 3천 원, 라면이 50원 정도 하던 시절이다. 1979년의 시대 분위기와 사회 문제, 그리고 물가까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모든 공부의 시작은 읽기인데 아이의 읽기에 너무 소홀히 했었다. 내 책 읽는 것에 집중한 나머지 아이의 독서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다. 책을 조금 더 깊이 있게 읽을 수 있도록 앞으로 더 노력해야겠다는 것을 느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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