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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Dec 24. 2020

상대에 대해 지레짐작하지 말자

Uber의 이면

  우버를 불렀다. 목적지에 급히 가야 하는 상황인데 앱을 보니 차는 제자리에 서 있었다. 몇 분의 시간이 흘러 10분이 지났지만 역시나 미동 없이 제자리였다. 위치를 보아하니 아무리 오래 걸려도 5분이면 올 자리인데 취소를 해야 하나 고민을 하게 되었다. 막 호출 취소를 하려는 찰나 전화가 왔다. 우버 기사였다.

"고객님 어디 계세요? 바로 제가 가겠습니다."

의아했다. 우버 앱에 분명 목적지와 호출한 사람의 위치가 나올 텐데 나의 위치를 묻는 게 이상했다.

"직진한 뒤 좌회전하셔서 건물 앞으로 오시면 됩니다."

연신 죄송하다는 말을 하며 빨리 오겠다는 우버 기사의 말에 조금 더 기다리기로 했다.


  차를 타자마자 기사가 우버 이야기를 하니 왜 그랬는지 이해가 되었다.  우버 기사에 대한 평점에 따라서 고객의 목적지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평점 4.85 아래로 떨어지면 고객의 목적지 방향만을 알려주고 상세한 목적지는 보여주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이 기사의 평점을 보니 4.82였다. 지난달에는 4.87이었는데 최근에 스마트폰 고장으로 앱이 자꾸 오류를 일으켜서 고객 분들이 낮은 평점을 주다 보니 평점이 많이 낮아졌다고 했다.

  해당 정책에 대해서 항의를 할 수 있지 않냐고 했더니 우버에 문제를 제기하면 알았다는 응답을 받은 후 조용히 기사 목록에서 사라진다고 한다.

  올해 들어서 코로나로 상황이 좋아지지 않자 예전에는 없던 정책까지 펴고 있다고 했다.

  우버가 이용률이 높은 시간에 높은 요금을 받아도 기사에게는 평균 요금만 지급이 되고 차액은 우버에서 가져간다는 것이다. 이 역시 불만을 제기할 수 있겠지만 이 자리를 내놓아야 하기에 묵묵히 참고 가고 있다고 했다.


  나는 상대방에 대해서 다 안다고 생각하며 단순히 표면으로 보이는 것을 전부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즉각적으로 반응하기 전에 상대가 그렇게 행동해야 만하는 우리가 모르는 다른 사정이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볼일이다. 우버 탑승후 나는 별 다섯 개를 눌러주었다. 부디 다시 4.85로 복귀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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