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들임-타라 브랙
한 사내가 있었다. 그는 자신의 그림자가 유난히도 싫었다. 눈도 코도 없는 그저 찌그러진 검은 흔적이 자신을 따라다닌다는 사실이 너무도 싫었다. 그는 그림자만 없으면 행복해질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그림자를 떨어뜨리기 위해 더 빨리 달리기로 결심을 했다. 하지만 아무리 빨리 달려도 그림자는 그에게 계속 붙어 있었다. 그림자란 녀석은 좀처럼 떨어질 줄을 몰랐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더 빨리 달리면 끝내 떨어질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그런 그의 믿음과 달리 그는 결국 탈진하여 급사하게 된다. 그가 쓰러진 옆에는 나무 그늘이 있었다. 그늘로 들어가 앉아서 쉬기만 했다면 그림자는 사라졌을 텐데 [p.90 각색]
그 사내가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았으면 어땠을까? 햇빛이 없는 곳에만 가도 그늘이 사라진다는 사실을 왜 몰랐을까? 우리의 부정적 감정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이런 그림자와 같지 않을까? 떨어지려고 아무리 발버둥 쳐도 떨어지지 않는다는 그런 느낌 말이다.
나는 가끔씩 멍한 표정으로 밖을 바라본다. 생각을 위한 생각이라고 해야 할까? 무언가 급하다고 빨리 해야 한다고 믿는 것들이 정말 그런지 한 번쯤 되돌아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조급해할 필요 없는데 내 안의 시선이나 주위의 의견에 휩쓸려 쉽게 떠내려가는 나를 보게 된다. 그럴 때 나를 위해 멍한 시선으로 밖을 바라보며 조용히 읊조린다.
"괜찮아 지금도 잘하고 있어"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으로부터 달아나면 내면의 어둠은 점점 더 커진다. [p.91]
부정적 감정은 외면하고 도망치려 할수록 더 커진다. 마치 모래지옥에 빠진 것처럼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점점 더 수렁 속으로 빠져든다.
아무리 행복하다 해도 삶에서 불가피하게 헤어짐, 사랑하는 이의 죽음, 치명적인 질병 등의 위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 [p.96]
우리 삶의 그림자들에서 빠져나오려고 하면 할수록 점점 더 빠져나오기가 어려워진다.
멈춤의 기술. 내면적 힘의 자리에서 용과 대면하는 기술. 두려움과 분노가 북받칠 때, 밖으로 향하는 모든 활동을 멈추고 내면으로 경험하고 있는 것에만 주의를 기울인다. 고통을 만났을 때 소리치거나 뛰쳐나가는 대신에 멈출 수 있다면, 현명하게 대응하도록 이끌어줄 내적 힘을 발견할 수 있다. [p.101 각색]
아주 잠깐만이라도 판단과 오해의 악순환을 멈출 때, 문제 뒤에 숨어 있는 무의식적 신념과 느낌을 깨달을 수 있게 된다. [p.107]
두려움, 분노, 어려움. 여러 가지 힘든 상황이 있을 때마다 잠시 노트를 펼치고 나의 감정을 적어 내려간다. 물론 호흡에 대한 집중도 필요하다. 감정이 일어날 때의 상황이나 느낌에서 내가 왜 그런 감정을 느끼게 되는지 원인을 찾게 되면 감정에 대한 제어나 조절이 가능하다. 감정에 휩쓸려버리면 감정이 증폭되어 폭발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이성의 영역을 넘어서 후회하게 되는 행동을 하게 된다.
악보의 쉼표에 예술이 머무르듯, 인생의 쉼표에 행복이 머무른다. 지금 하던 행동을 잠시 멈추고 눈을 감고 호흡에 집중해 본다. 명상이라는 거창한 말 대신 그저 내 호흡 하나에 집중하다 보면 오롯이 현재에 머물러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차분해지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