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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Oct 04. 2016

맛집 vs 많이 가는 집

맛집 vs 많이 가는 집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때

웬만하면 인터넷의 맛집을

검색해보는 편이다

그 지역에서 그래도 조금 맛있는 식사를

했으면 하는 바램에서였다


무주 여행 마지막날 저녁

케이블 채널에 나오고 유명인사가

다녀갔다는 맛집에 갔다


식당 입구에 들어서자 빈 카운터만 보였다 테이블 곁에 있는 종업원들은 사람이 왔지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문밖으로 나와 보니 준비중이라는 안내판이 보였다

처음과 같은 마음이라..


우리가 잘못 생각했나봐 하고

아내와 문밖에 서 있는데

단체 손님들은 계속 해서

식당으로 들어갔다


기분이 좀 상했다

고객에 대한 대우가 저렇다면

아무리 음식이 맛있더라도

그건 다만 사람이 많이 가는 집일뿐

맛집이 아니다라는 생각에

발길을 돌렸다


굳이 내 돈 내고 불친절한 서비스를

받아야 되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근처에 유명하지 않은 식당을 하나 찾아

음식을 시켰는데 맛이 괜찮아서

사장님과 우연히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나는 식당 사장님에게 방금 갔다온 맛집의 횡포에 대해서 말하자 이런 이야기를 건내셨다


그 음식점은 대형버스로 오는 손님을 위주로 받고

손님을 너무 많이 받아서 그 음식점  종업원들은 앉을 시간 조차 없다고 했다


왜 우리가 식당에서 주목받지 못했는지 알 수 있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맛집이란건 정확히 말하면 많은 사람이 다녀간 집이다

음식이 맛이 있으니 사람이 많이 다녀갔을 것이라는 전제를 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그 이면을 알지 못한다

식당에서 재료가 200인분을 준비했는데 그날 장사가 잘 되서 300명이 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죽을 50명분 준비했는데 그날 100명이 왔다면 물을 타서 양을 늘릴 수 밖에는 없고 결국 제맛이 나지 않게 될 것이다


물론 삼백집과 같이 준비된 300 그릇만 팔고 더 이상 팔지 않는 음식점도 있을 것이지만 대부분은 그런 것 같지 않


종업원 또한 주문받을 수 있는 테이블보다 더 많은 고객을 수용함으로서 주문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여 고객은 불친절한 느낌을 받게 될 수 밖에 없


허름해 보이는 식당에서 사장님과 1:1의 대화를 나누며 맛있는 음식과 맛집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그 지역의 맛집을 고를 때 인터넷도 좋지만 그 지역의 관광안내소를 찾아 현지인에게 식당을 추천 받는 방법도 괜찮은 팁이라는 사실을 덕분에 알게 되었다


음식점 뿐만 아니라 자영업을 하는 사람에게도 고객의 수가 늘어남에 따라 초심을 지켜서 자기의 능력이 제대로 발휘되고 있는 것을 생각해 보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빛과 어둠이 늘 공존하듯

초과 고객은 초과 이윤도 만들지만

고객만족의 부족도 만들어내는 건 아닌지 고민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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