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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Apr 15. 2023

비 오는 날의 단상

일방과 양방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아들, 딸이 아침부터 비가 온다며 불만이다. 밖에서 놀아야 하는데 왜 비가 오냐며 입술이 두 배가 되었다.

  

 건강검진을 하러 병원을 가는 길, 주변 꽃이 눈에 보였다.

  빗방울이 꽃송이 위에 모여 있었다. 비가 와서 미세먼지도 많이 줄고, 메마른 대지를 적셔 먼지도 나지 않아서 좋았다.

  요즘 너무 낮은 습도 때문에 산불이 많이 나는데 잠시나마 화재의 위험이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흙이 머금은 향도 빗줄기 덕분에 올라와서 상쾌한 향도 맡을 수 있었다.

  빗물에 젖은 꽃과 나뭇잎이 조금 더 진한 색으로 느껴져 예쁨도 진하게 느껴졌다.




  세상을 살아가며 내 마음대로 모든 상황이 주어지길 바라는 건 욕심이다. 오히려 내가 바라는 소망이 잘못된 소망일 수도 있다. 비가 계속 내리지 않기를 바란다면 우리는 식물이 함께 하는 세상이 아니라 사막처럼 메마른 땅을 보아야 할 것이다.


  일에는 좋은 면과 나쁜 면이 있기 마련이다. 아이들에게 삶의 좋은 면도 나쁜 면도 모두 있기에 균형 감각 있게 세상을 바라보는 연습을 시켜야 하지 않을까? 습관적으로 비판이 나오려 할 때 잠깐 생각을 멈추고 좋은 면을 생각해 봐야 할 텐데. 비 오는 날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날은 언제쯤 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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