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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Aug 29. 2023

나의 몸도 모델입니다.

신체 그려보기

무엇을 그려야 할지 모델이 떠오르지 않을 때 손과 발을 바라봅니다.

사실 인물화만큼이나 사람의 몸은 그리기 어렵습니다.

약지대왕 2015.09.10

약지대왕이라는 제목을 붙인 그림입니다. 저의 약지는 사실 저렇게 크지는 않습니다. 손가락이 저만큼 벌어지지도 않지요.

나의 왼손 2015.09.10

손가락을 너무 펴서 그런 걸까?라는 고민에 왼손에 펜을 쥐어봅니다. 손가락에 이렇게 주름이 많았나 싶지만 눈에 보이는 몇 개만 그려봅니다.

여전히 왼손 2016.04.06

  “익숙한 것을

    자세히 보면 익숙하지 않다.

   생각의 차이 아닐까?

   늘 곁에 있는 손을 다시 보다. “


1년 만에 다시 그려 봤습니다. 전보다 대칭은 조금 나아진 느낌입니다만 가늘고 긴 손가락이 아니라 뭉뚝한 손가락이 되었습니다.

놀이터 2018.05.06

“아파트 앞

  바닥에 주저앉아

  그림을 그리다.

   아이들이 잠시

   노는 동안 그 시간에 그리다. “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잠시 노는 동안 잠깐그림을 그려봅니다. 급하게 그리느라 다리가 원시인처럼 그려졌습니다. 그래도 언젠가는 사람 다리처럼 그려지는 날이 오겠죠?

17.03.07

손가락 모양을 바꿔도 어려움은 여전하지만 그래도 조금 낫네요. 물론 손톱이 마귀처럼 그려지긴 했지만요.


  실력은 하루아침에 늘지 않나 봅니다. 숱한 반복과 실수 끝에 실력이 늘겠지요. 그래서 그림이 어려운지도 모르겠습니다.

  손과 발은 못 그렸다고 타박하지도 않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그릴 수 있고요. 그리다가 멈춘다고 서운해하지도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많이 변하지는 않네요. 이만큼 그림에 좋은 모델이 또 어디 있을까 싶습니다.

  얼굴을 바라보는 만큼 손이나 발을 본다면 다른 모습이 보입니다. 익숙하지만 자세히 보면 다른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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