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상예술가 정해인 Jan 22. 2019

뇌가 몸보다 먼저 일어나다

아주 깜깜한 밤 뇌가 말을 건다.

'이제 일어날 시간이야'

아직 눈도 뜨지 못한 몸이 답한다.

'아직 그 시간이 아닌 거 같은데'

단호하게 뇌는 말한다.

'정신 차린 김에 그냥 일어나'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 얼얼한 채로 일어났다.

아침 시간 5시 17분

옷을 갈아 입고 운동을 나서는 시간 5시 25분


역풍이 분다.

시작부터 어려운 여건이다. 

그냥 달려도 쉽지 않은데 역풍이라니. 

게다가 체중의 불리한 조건도 안고 시작이다. 

어제저녁 늦은 모임으로 몸무게는 아침보다 1kg 정도 늘어나 있었다.

어제 아침보다 양쪽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하나씩 더 차고 뛰는 셈이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달리기를 시작했다.

오늘의 기록

구분 총 누적 전일 대비

총길이   4.53km +10m

반환점   1.94km +30m

지속 거리 2.49km +50m

체중 +0.1kg


체중이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었다. 

어제저녁에 1kg 늘었던 것을

잠자는 동안 0.4kg 소화시키고 소변과 운동으로 0.5kg 줄였다.

결국 줄이지 못한 0.1kg은 증가된 체중으로 돌아왔다.

뛰는 양을 급격하게 늘릴 수는 없지만 먹는 양은 급격하게 늘어날 수 있다.

체중 조절의 비결은 운동이 아니라 식사량이라는 사실을 절감했다.


길 위의 생각

역풍은 순풍이 될 수 있다.

아마 달리기를 시작하고 5분쯤 지났을 때였다.

역풍이 많이 불어서 바람을 밀고 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다리에 힘이 많이 들어갔고 힘이 들었다. 

하지만 반대로 돌아올 때는 밀어주는 바람이 되어 오는 길은 쉬워졌다.

바람이 불지 않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순풍이 되어 먼저 힘을 받았다면 돌아오는 길은 역풍이 되어 힘이 든다. 

역풍을 먼저 받아 힘에 겨웠다면 돌아오는 길은 순풍이 되어 쉽게 돌아올 수 있다. 

어려움이 먼저 왔다고 실망하지 말자. 나중에 다시 좋은 일로 돌아올지도 모르니.



매거진의 이전글 월요병 넘어 서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