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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Jan 28. 2019

기계적 달리기

의식하지 않아도 달리고 있다

스마트폰 알람이 울렸다.

눈이 떠졌다.

오늘은 바쁜 월요일이다.

조금이라도 지체하면 모든 일정이 다 늦어진다.

기계적으로 일어나 운동복으로 갈아 입고 입구를 나선다.

얼굴로 마주하는 바람이 차다.

겨울바람이 옷깃 속으로 스며든다.

여기서 멈추면 10일 넘게 이어온 달리기가 끊어진다.

힘들지만 달리는 순간 지방이 탈 것이다.

지난주 많이 먹은 지방을 태우려면 오늘도 열심히 달려야 한다.

그렇게 기계적 달리기는 시작되었다.


오늘의 기록

구분 거리 전일비

반환점 2.11km  +20m

연속    2.84km  +30m

누적    4.83km  +30m

체중    -0.8kg


길 위의 생각

역경보다 더 힘든 건 예측되지 않는 상황이다.

달리는 내내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다. 계속 순풍이 불거나 역풍이 불면 어느 정도 페이스 조절을 해 가며 달릴 텐데, 도무지 바람의 방향을 예측할 수 없어 어디까지 얼마나 버텨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런 이유였을까? 평소보다 피곤이 두배는 더 느껴졌다.

삶도 마찬가지겠지. 계속되는 역경은 오히려 대응이 가능하다. 나의 노력이 어느 정도 필요한지, 어디서 끝이 날지 그나마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노력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변화무쌍한 상황 앞에 서 있다면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변화의 효과는 당장 나타나지 않는다.

체중이 800g이나 줄었다. 사실 오늘 하루 달린 것 치고는 너무 많이 줄었다. 내 생각에 그동안 운동의 누적효과가 발생한 것이라 생각된다. 오히려 너무 크게 줄어서 내일이 걱정이다. 이렇게 크게 줄어들었는데 오히려 내일 늘어나면 운동의 동기가 줄어들지 않을까?

변화는 서서히 일어난다. 당장 일어나지 않는다. 하루하루 100g씩 줄이겠다는 마음으로 꾸준히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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