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시집을 들고 있었다
둘째 아이가 내게 물었다
아마 장난감에 관한 내용이었다
책에 집중하느라 아이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고 "어, 그래"라는 무심한 답을 입 밖으로 꺼내었다
"아빠 내 말은 건성으로 듣는 거야?"
딸의 말에서 짜증이 묻어난다
아차 싶었다
늘 아내에게도 집중하지 않고 대충 답변하다 혼나는데 이제는 딸에게까지 그러고 있다
'그래 네가 나와 함께할 시간이 얼마나 되겠니?
평생을 산다고 해도 한집에서 서로 얼굴 마주 보는 것은 길어야 10년이겠지!
난 왜 모른척하고 있었을까?'
그깟 책이 뭐라고 진정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다
잠시 책을 내려놓고 아이에게 물었다
"저 친구 이름이 뭐니?
응, 스테파니라고?"
그래 단 5분이라도 너에게 진짜 집중할 수 있는 아빠가 되어야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