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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Apr 06. 2019

A monkey and water

교육의 두 가지 모습

아이가 빌려온 헬렌 켈러 책의 표지를 그렸다.

100페이지 남짓한 짧은 영어책을 보며 학습에 관한 2가지 부분이 인상에 남았다. 


"I did not know that I was spelling a word or even that words existed, "

"I was simply making my fingers go in monkey-like imitation."


헬렌 켈러의 선생님 앤 설리반이 와서 Doll, Cake라는 글자를 가르치지만 헬렌 켈러는 그저 따라 쓰는데 그쳤다. 그저 선생님이 써주는 글자를 따라 썼을 뿐이다. 그 글자가 의미하는 바도 모른 채 마치 원숭이가 행동을 따라 하듯 똑같이 손가락을 움직였을 뿐이다. 


Now, at last, Helen understood that words stood for things.

"Everythign had a name, and each name gave birth to a new thought."


헬렌 켈러의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앤 설리반은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내기로 한다. 집 근처에 있는 헛간에 헬렌 켈러와 앤 설리반 둘 만이 지내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러다 마침내 헬렌 켈러는 처음으로 물이라는 단어 water가 의미하는 바를 깨닫게 된다. 그러면서 앤 설리반의 손에 헬렌 켈러는 계속 Water라는 글자를 써 보았다.



헬렌 켈러는 눈도 보이지 않고 귀도 들리지 않았다. 어릴 때의 열병으로 인해 남들에 비해 몇 배는 힘든 환경이 된 것이다. 처음부터 헬렌 켈러가 위대한 것은 아니었다. 본인 뜻대로 되는 일이 없으니 쉽게 짜증을 내는 바람에 가족들 모두 힘들어했다. 앤 설리반 선생님이 온 처음에도 그 성격은 바뀌지 않았지만 선생님의 끝없는 인내심으로 헬렌 켈러는 바뀌게 된다. Water로 시작된 학습은 점차 더 많은 변화를 이끌어내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세계를 여행한 헬렌 켈러를 만들어 내게 된 것이다. 


늘 아이들에 대한 학습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그저 학습을 강요하게 되면 원숭이가 다른 이의 행동을 아무런 생각 없이 따라 하듯 복제품에 불과한 아이를 만들어 내게 되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최근에 큰 아이에게 드로잉을 가르치고 있다. 매번 엉망진창으로 그리는 아들을 보는 것이 그다지 유쾌한 경험은 아니다. 하지만 아이가 드로잉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가지고 자신이 보는 것을 그릴 줄 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면 사물을 인식하는 눈이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교육자의 진정한 힘은 잘 가르치는 것보다 끊임없는 인내와 제자에 대한 믿음이라는 생각을 앤 설리반을 보며 하게 된다. 우리 아이들을 잘 기르기 위해 나는 부모로서 부족한 모습도 잘 수용하고 앞으로 더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해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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