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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목 Oct 14. 2023

막연한 호기심 대신 단단한 꿈을 가진 - 인터뷰(2)

웨딩드레스를 입고 기타를 치는 메탈 선녀의 결혼식을 상상해 본다.

-인터뷰 (1)에 이어-


팀 막내로서의 고충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해요. 저도 같은 막내라 동질감을 느끼고 싶어요.

전 사실 즐겨요^^ 선배님들이 잘해주셔서 ‘하극상’, ‘내로남불’이라는 별명이 붙은 막내랍니다. 귀엽게 봐주세요. 막내가 제일 좋은 것 같아요. 회사 분위기가 험하지 않은 것도 한몫하는 것 같아요.


 메탈선녀 씨와 잠깐 동안이지만 같이 살면서 배려가 많고 따뜻한 사람이라는 걸 느꼈어요. 메탈선녀 씨가 누군가를 싫어한다는 게 저로서는 잘 상상이 안 가는데, 혹시 싫어하는 인간 군상이 있다면

정말 감동적인데요!!! 저는 착한 사람을 호구로 보는 사람이 참 싫더라구요. 너무 염세적인 태도로 사는 사람들 있잖아요. 착한 사람들한테 가진 편견이 있는 사람들을 보면 싫어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저를 마냥 긍정적인 사람으로 볼 때가 많은데, 저는 사람됨의 기준이 생각보다 빡셉니다.


 메탈선녀 씨는 사진 찍는 것도 좋아하고, 음악 듣는 것도 좋아하잖아요. 예술적인 감성이 어렸을 때부터 있었나요?

예술가는 사실 체질에 안 맞는 것 같아요. 그런데 예술을 옆에 둬야 하는 사람인 건 맞아요. 저희 부모님이 약간 그런 타입이세요. 악기도 이것저것 배우시고, 손으로 이것저것 만드시고, 사진도 저 어렸을 땐 엄청 찍으셨다고 하더라고요. 그거 다 추억이라고. 아빠는 베이스를 치셨고, 저는 어렸을 때 플루트를 배웠어요. 통통 튀는 성격이다 보니 서예학원에서 수묵화도 배웠어요.


음악은 나이 터울이 많이 나는 언니의 플레이리스트를 듣다 보니 좋아하게 됐고, 사진은 엄마의 지인 분을 통해서 카메라를 만질 기회가 있었어요. 그때 관심이 많이 갔죠. 계속 접하다 보니까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최근엔 기타를 배우기도 했잖아요. 기타를 배우면서 생긴 목표가 있나요? 예를 들면 무대에 서보는 것이라든지.

짧은 목표는 크리스마스 때 회사분들 앞에서 기타로 한 곡 완곡할 예정이에요. 원래 생일 축하 노래를 기타로 쳐보기가 첫 목표였는데 연습해 보니 쉽게 되더라고요. ‘타이타닉’ OST를 쳐달라고 하셨는데 너무 어려워서 고민입니다. 길게 보고 있는 건 제가 질리지 않는 한 계속 쳐서 결혼식장에서 웨딩드레스 입고 기타 치기예요.

그리고 남편도 음악을 취미로라도 했으면 좋겠어요. 같이 연주하고 싶은 로망이 있거든요. 아, 결혼을 목표로 둔 건 아니고 드레스 입고 기타 치는 모습이 멋있을 것 같아서 생긴 꿈이에요.



 메탈선녀 씨는 일도 열심히 하고 취미 생활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 배워보고 싶은 게 있나요?

산더미예요. 요새는 수학을 다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영화 ‘오펜하이머’와 넷플릭스 ‘데블스플랜’을 너무 재밌게 봐서 똑똑한 사람이 참 섹시하더라구요. 하지만 이제는 사칙연산도 힘든 나이죠. ㅎㅎ 중학교 수학부터 다시 배워볼까 생각 중이에요. 치매 예방도 되지 않을까요?


독특한 운동도 하나 배우고 싶어요. 클레이사격이라든지. 언젠가 올림픽 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꿈이 있죠.

 

올해가 이제 3개월 정도 남았는데, 남은 3개월 동안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기타 실력 늘리기와 콜라 줄이기요. 늘리고 줄이고 고무줄이네요. 일하면서 건강이 너무 안 좋아진 것 같아요. 콜라 없는 인생을 생각해 본 적 없는데, 건강을 위해 줄이려고 생각 중이에요. 뭔가를 줄였으면 늘려야겠죠? 기타 실력을 늘려보겠습니다. 지금은 아직 초보지만, 중수까진 돼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실력이 늘은 것 같으면 연주 보여드릴게요. 신청곡 받습니다.


(데이식스의 ‘좀비’를 요청받자 그녀는 살짝 당황했다…)


 메탈선녀 씨의 최종 꿈은 무엇인가요? 구체적인 직업이어도 좋고, 추상적인 무언가여도 좋아요.

사업을 한 번 해보고 싶어요, 겁이 많아서 거창하게는 못하겠지만 마니아 층이 있는, 조그맣게 내 일을 해보고 싶어요. 기타 관련 제품이라든지 페스티벌 관련 제품 만들어보고 싶기도 하고요.


 지금 당장의 꿈은 매트페인팅을 잘해서 영화 한 스무 편 해보고 싶다는 거예요. 잘리지 않고^^ 그런데 그건 열심히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죠.


 컴퓨터 그래픽을 전공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요?

학교에서 배워도 좋고, 학원에 가서 배워도 좋아요. 제일 중요한 건 ‘본인이 하고 싶냐’더라구요. 막연한 호기심에 시작하면 안 되는 것 같아요. 대학교 초반엔 자퇴하는 친구, 편입하는 친구가 정말 많았어요.  


CG업계는 학력이 전혀 중요하지 않고, 본인이 가진 실력이 중요해요. 공부 못한다고 낙담 절대 하면 안 됩니다. 입시미술도 안 배워도 돼요.


 준비된 질문이 끝났어요. 인터뷰를 마친 소감이 어떤가요?

이런 인터뷰가 처음이라 너무 떨렸고요, 질문에 감동을 받아서 답변하는 데 행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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