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나는 회사에서 막내가 아니다.
매년 거치는 회사 교육은 무사히 마쳤고, 오늘 밤은 이성과 감성이 뒤섞인 글을 적어본다. 교육 중에 만난 한 선배가 나에게 그랬다. 그렇게 잘 웃고 착해서 어쩌냐고. 다른 사람들은 무시당하지 않으려고 포커페이스에 눈 화장도 진하게 해서 미리 기선제압을 하는데, 나는 그녀의 눈에 너무나도 물러 터져 보인 것이다.
이 말을 듣는데 바로 반론을 하려다가 그냥 ‘네 그렇죠’ 하고 웃고 말았다. 선배의 걱정이 고맙기도 했지만 순간 내 마음에서 안쓰러운 감정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런 걱정을 하는 그녀에게, 그리고 착하다는 것이 도리어 이용하기 쉬운 사람으로 분류된다는 것에 대해서.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세상은 참 많이 변한 것 같으면서도, 사실 고전 문학을 읽어보면 '착한 심성'은 되려 무식하게끔 포장되고 속된 말로 꼼수를 잘 부리는 사람은 종종 똑똑하고 야무지게 인식되는 일이 많다. 그 사이에 균형이 있다면 좋겠지만, 나는 확실히 사람이 쉬워 보이더라도 계속 착한 심성을 보이며 살아가고 싶다.
가끔은 착하다는 말이 나를 찌를 때가 있는데, 그것은 다 나의 자존감의 문제임을 알아챈다. 내 삶의 가치는 '순수함'을 잃지 않는 것과 ‘진심' 그리고 '사랑'에서 오며, 이러한 마음은 내가 어떠한 슬픈 경험을 하던 계속해서 커져만 간다.
사람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 따뜻한 사회의 힘 그리고 착함의 느린 가치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