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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Jan 30. 2019

남산 기슭으로 옮겨온
정갈한 프렌치,제로컴플렉스

한동안 인스타그램에 자주 등장한 ‘핫플레이스’ 피크닉(Piknic)’. 서초동 서래마을에 있던 제로컴플렉스가 이곳으로 옮겨 온 지도 시간이 꽤 지났다. 택시에서 내려 들어가는 길에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온실. 미영농장이라 적혀있는 것 같은데 충청도 괴산에 있는 허브 농장의 서울 지점일까…


별다른 장식 없이 온통 흰색으로 깔끔하게 꾸민 실내. 메뉴는 그날의 코스(6만5천 원)로 정해져 있으니 와인만 결정하면 된다. 4만 5천 원을 추가하는 내추럴 와인 매칭 메뉴도 있지만 점심이고 오후에 할 일도 있어 간단히 스파클링 한 병 시키는 걸로.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알사스 출신의 소믈리에와 상의하려 했는데… 소리가 너무 울려 잘 안들린다. 결국 알사스의 크레망 ‘장 피에르 리에시(Jean-Pierre Rietsch)’ 엑스트라 브뤼 2014으로 결정.  


서빙되는 음식은 이름이 따로 없다. 메뉴에는 주재료만 적혀있을 뿐. 처음 나온 것은 숭어/샬롯. 셰비체 같은 느낌이 상큼하게 식사의 시작을 알려주는 듯. 두번째는 가리비/호두/배. 고소한 호두소스를 밑에 깔고 부드러운 가리비를 올리고 시원하고 사각거리는 배 조각을 얹었다. 케이퍼 두 알이 살짝 올라가 독특한 향을 더한 포인트.
그 다음은 아스파라거스/사과/부라타. 딱 기분 좋은 정도로 익힌 아스파라거스에 고소하고 상큼한 부라타 치즈가 함께 나왔다. 그다음은 총알오징어/먹물/감자. 색깔과 모양으로 보면 막 호감이 가지 않지만 맛있다. 감자를 으깨 오징어먹물로 색을 내서 부드러운데 그 아래에는 불맛 살짝 입힌 총알오징어가 놓여있다. 마지막은 브란지니/허브/새우. 바삭하게 구운 농어에 살이 탱탱한 새우도 맛있었지만 각종 채소와 허브는 맛과 향이 은은하면서도 싱싱해 따로 더 시켜먹고 싶었다. 디저트는 루이보스/처빌. 판나코다 비슷한 느낌으로 개운하게 식사 끝.


경쾌하고 단정한 음식을 먹으며 아쉬웠던 것은 천정이 높아서인지 흡음이 제대로 안되서인지 소리가 너무 울리고 퍼져 메뉴 설명이 잘 안들리고 한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이 이야기나누기도 쉽지 않았다는 것. 저만 그런가요. 어떻게 해결이 좀 되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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