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날을 핑계 삼아

by 빛의골방

한껏 흐린 날이다.

무엇 때문인지 내 마음도 흐리다.

날씨 탓을 하며

내리는 비에 숨어 흐느낀다.


잿빛 하늘이 막막한 현실 같다.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

그러나 또 오늘을 살아야 하는

기댈 곳 없는 빗속 한 복판.


덩그러니 놓인다.

내리는 비에 그저 흠뻑 젖는다.

작은 우산 하나 의지하기엔

가슴에 가득 찬 슬픔이 너무 크다.


곧 날이 개이면

또다시 힘을 내야 하니까

흐린 날을 핑계 삼아

그냥 이렇게 놓아둔다.


내리는 비에 숨어

그냥 흐르도록 놓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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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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