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쏟아진 소나기 덕분에

by 빛의골방


저녁장을 보러 다녀오는 길에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진다.


'아. 다 씻고 나왔는데-!'


지붕이 있는 곳으로 후다닥 뛰어 비를 피해 본다.


"토독 토독 토도도독-“


금방 그치겠거니 기다렸지만

점점 굵어지는 빗줄기에

점점 무거워지는 장바구니를 부여잡는다.


'빨리 가서 밥 해야 되는데..'


조바심난 마음에 발을 동동 구르는데

처마밑으로 떨어진 떨어진 빗방울은

초록 나뭇잎 위를 동동 구른다.




"토독 토독 토도도독-"


기분 좋게 흔들거리는 초록이들 사이로

누군가 알아봐 주길 기다렸다는 듯

예쁜 하트무늬가 숨겨져 있다.


'우와-하트다!'



바쁜데 웬 소나기냐며 잔뜩 찌푸러든 얼굴이 슬슬 풀리고

마치 아무도 모르는 보물상자를 발견한 것처럼

입가엔 슬슬 미소가 번진다.


"토닥 토닥 토다다닥"


"괜찮아, 조금 쉬어가도 돼."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 때문에 멈춰 선 길에서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 덕분에 보물을 발견한다.


달라진 빗소리를 마음에 담고

조금 더 넉넉해진 마음을 안고

무거운 장바구니를 가볍게 들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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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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