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듯 보인다고 생명이 없는 것이 아니다
그저 잠시 기다림이라는 꿈틀거림을 품고 있을 뿐
말라비틀어진 껍질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이는 눈으로는 볼 수 없다
본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늘 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그들은 언제나 만개한 꽃을 사랑한다
이내 거품처럼 사그라들것을 알면서도
그 꽃들을 향해 아낌없는 찬사와 감탄을 쏟아내고 화려함에 흠뻑 취한다
하지만 그뿐.
만개한 꽃은 곧 스러지고 마는 것이니
나는 앙상한 가지와 피지 않은 봉오리, 그리고 여린 잎을 사랑한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놀라운 생명력을 바라본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곳에서 스스로 껍질을 깨고 터져 나오는 푸르름과
기대와 찬란함에 경의로움을 느낀다
그리고
여린 잎의 강인함이 슬프도록 아름답다
혹독한 계절 속에서도 도망치지 않고 살아내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