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방 처방보다 조절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먼저다.
감정조절? 쉽지 않은 것이 정상이다. 뇌를 조금만 이해하면 감정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하고 긴급하게 작동되도록 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감정조절 방법을 아무리 많이 듣고 알아도 막상 끓어오르는 감정에 무기력해지는 이유는 감정을 과소평가하며 인지적으로 통제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유는 [감정을 대하는 뇌의 비밀]을 보면 된다. 긴 글은 주의해야 하니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뇌의 연결성을 강화하는 방법이다.
감정을 담당하는 뇌(편도체)와 이성적 판단과 조절을 하는 뇌(전전두엽)는 연결되어 있다. 이를 중재하고 연결하는 뇌(대상회)라는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감정조절이 잘 된다는 것은 이 연결이 잘 활성화되어 있다는 의미다. 이 연결의 경로가 잘 닦여 있지 않은 사람은 감정이 활성화되어 증폭되는 것을 잘 인지하지 못한다. 그러니 조절은 애초부터 불가능하거나 쉽지 않다. 감정조절은 이 연결고리를 잘 활성화시키는 것인데 자주 쓰는 방법밖에 없다.
이런 연결고리를 활성화하는 방법은 3가지가 있다. 모두 감정을 읽고 상호작용을 늘리는 방법이다.
자주 자신의 감정을 읽어야 한다. 감정을 느낄 때의 감각을 읽고 감정에 단어를 붙여 확인해야 한다. 감정을 읽을 때 감정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는 대상회는 물론 전두엽의 인지적 활동이 골고루 활성화된다. 그래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하루의 느낀 감정을 단어로 표현하는 훈련도 좋은 방법이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의도적으로 재해석하려고 할 때 이성을 조절하는 전두엽을 중심으로 감정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이 일어난다. 자신의 감정을 느끼고 감정을 생각하고 원하는 방법으로 재해석할 때 보다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면 긍정적인 의미로 해석하는 노력들이다. 인지심리학에서 그때의 감정은 어떤지 묻고 그때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표현한다. 그리고 보다 긍정적으로 재해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효과를 보는 것도 전두엽을 중심으로 뇌의 연결성을 강화하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재해석은 억지와 의도적인 것 같아 더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하는 부작용도 종종 있다.
요즘 몇몇 연구들을 보면 재해석보다는 감정을 마음챙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다고 보고하고 있다. 자신에게 일어나는 감정을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관찰하며 경험하는 것이 마음챙김이다. 감정은 생각을 일으킨다. 부정적 감정의 경우 그런 생각은 부정적 편향에 의해 부정적인 생각을 자극하고 감정을 쉽게 과잉 활성화시키는 악순환을 만든다. 판단하지 않고 일어나는 감정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은 감정을 억제하거나 무시하지 않고 느끼면서도 감정에 끌려가지 않고 중심을 잡도록 만들어 준다. 감정과 감각에 주의가 끌려가지 않으려면 주의를 조절하는 장기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감정과 거리를 유지하면서 감정을 무시하지 않고 조절감 있게 뇌의 연결성을 잘 활용하는 방법이다.
막 활성화되어 폭발할 듯한 감정을 잠재우는 일시적인 방법들이 있다. 불쾌하고 부정적인 감정이 끓어오를 때 자신의 신체 감각을 살피거나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감정이 자신을 장악하려고 하면 세계에게 가장 높은 산은? 아시아 국가의 수도는? 식으로 질문하고 답하면서 감정을 이성의 인지적 부분으로 통제권을 넘기는 것이다. 감정은 생명력이 길지 않기 때문에 1분 내로 그 힘이 줄어든다. 감정이 지속적인 것은 감정을 강화하는 생각이 감정을 증폭시키고 다시 생각을 강화하고 또다시 감정을 끌고 가기 때문이다.
평소에 감정을 읽고 재해석하는 기회나 훈련은 뇌의 연결성을 강화하고 주의를 조절하는 능력을 키워서 뇌가 시스템적으로 감정을 보다 쉽게 조절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연결성의 도로를 잘 닦아서 시스템을 만들어 놓는 것이 먼저다. 그런 기회를 많이 만드는 것이 먼저다. 뇌는 사용하면 활성회 되고 사용하지 않으면 비활성화되는 가소성의 시스템이다. 여력이 있고 평온할 때 감정을 읽고 표현하고 긍정적으로 재해석하는 일, 무엇보다 판단하지 않고 일어나는 감정과 감각을 리딩하는 마음챙김이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