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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권수 Jul 01. 2020

명상은 어떻게 통증을 줄일까?

통증을 경험하는 방식과 뇌의 변화를 통해 

우리는 마음챙김 명상은 주의를 훈련함으로써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이것은 단순히 이완을 통한 통증의 민감도를 일시적으로 줄여주는 것과 차이가 있다. 지속적이고 특별한 주의 훈련을 통해 통증을 경험하는 방식을 바꾸고 통증을 조절하는 뇌를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마음챙김 명상은 존 카팟진(Jon Kabat-Zinn)이 말한 것과 같이 “주의를 활용하는 특별한 방식”을 훈련한다. 주의를 현재에 집중시키는 힘과 생각과 감정, 감각 등 현재에 일어나는 경험을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훈련을 한다. 주의를 조절해서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을 상상해보자. 가만히 있어도 누군가 자신에게 좋지 않은 말을 한 것이 생각나면 신경질 나고 감정이 동요하고 심장이 뛰면서 얼굴이 달아오르기도 하고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 기분이 좋지 않다. 이때 주의가 끌려가지 않고 마치 남의 일인 양 “이런 생각이 일어나네!”, “그런 감정이 생기네”, “심장이 빨리 뛰네”라고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것은 쉽지 않다. 자석처럼 착 달라붙어 버린다. 끌려가지 않고 관찰하는 훈련은 자신의 주의를 조절하는 능력을 키운다. 마음챙김 명상의 ‘특별한 주의의 활용’은 이렇게 훈련된다.  


비판단적 주의로 고통을 세밀하게 분리

마음챙김 명상을 통한 통증 완화는 이런 주의 조절능력을 통해 통증의 고통을 분리하고 제거시켜준다. 우리가 느끼는 통증은 감각적으로 일어나는 고통과 함께 통증으로 유발되는 생각, 감정 등의 고통이 합쳐져 증폭된 고통을 느낀다. 스트레스, 부상, 질병 등으로 느끼는 불쾌한 감각을 ‘1차 고통’이라면 통증과 관련된 생각, 느낌, 감정, 기억이 얽혀서 유발하는 고통을 ‘2차 고통’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느끼는 통증은 1차 고통과 2차 고통이 합쳐진 결과다. 마음챙김 명상을 길러지는 비판단적인 주의(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주의)는 고통과 거리를 만들어 1차 고통과 2차 고통을 분리해서 인식하도록 한다. 그래서 증폭되어 크게 느껴지는 2차 고통을 무시하거나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같은 통증이라도 덜 민감하게 느낄 수 있게 된다. 


수용적 주의의 활용

통증이 생기면 이를 극복하려고 저항하거나 회피하려고 한다. 통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회피해도 통증이 나아지지 않을 때 저항하고 회피하려는 성향을 더 강해진다. 이런 저항과 회피의 노력들이 오히려 통증을 확대하고 키우게 된다. 마음챙김 명상은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관찰하려는 노력으로 인해 통증 감각에 대해 수용적으로 태도가 길러진다. 마음의 고통이 심한 이유는 혐오스러운 고통과 감정에서 벗어나려는 강한 욕구 때문이다. 이런 욕구에 집착할수록 감각적 통증은 더 크게 느낀다. 강한 욕구에 높은 긴장은 감각적 통증을 피하려고 할수록 커진다. 마음챙김 명상을 통해 길러지는 수용적인 태도는 고통을 회피(극복)하려는 행동을 감소시킴으로써 통증의 악순환을 줄이게 만든다.


주의의 훈련을 통해 통증을 조절하는 뇌의 변화

마음챙김 명상은 뇌를 변화시켜 통증과 통증으로 인한 불쾌감을 감소시킨다. 뉴로사이언스지에 실린 연구에 의하면 마음챙김 명상은 통증을 인식하고 조절하는 뇌(인슐라, 전방 대상회, 안와전두엽)를 활성화시키고 통증 감각을 전달하는 뇌 부위(시상)의 활성도를 떨어뜨려 통증을 완화한다(Zeidan 등, 2015). 같은 통증 정보가 전달되더라도 통증을 덜 위협적으로 느끼도록 뇌를 변화시키기 때문에 실제로 느끼는 통증은 줄어들 수 있다. 예를 들어 같은 상황에서 격한 감정적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감정을 느끼는 뇌 부위가 과도하게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마음챙김 명상을 통해 통증을 조절하는 뇌 기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통증을 조절하는 힘도 커지고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연구에서는 마음챙김 명상이 위약 효과의 진통제나 호흡만 편안하게 하는 가짜 명상보다는 통증의 강도와 통증을 통한 불쾌감을 더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명상들이 있지만 단순히 편안하게 이완하고 심리적 안정을 만드는 방식과 특별하게 주의를 조절하는 훈련으로서 명상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외부의 편안한 자극에 의해 수동적으로 이완과 안정감을 느끼는 것과 명상은 조금 차이점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통증과 관련한 명상의 활용도 다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스스로 주의를 조절하는 힘을 길러 경험과 새로운 관계를 만들고 뇌를 변화시키는 것도 믿고 실행해 볼 만하다.   


명상을 통한 여러 변화와 관련하여 뇌의 구조적 변화를 일으킨다는 연구들이 많다. 이런 변화는 많은 부분 주의를 조절하는 훈련을 통해 만들어진다. 주의 조절을 훈련하면 뇌신경가소성에 의해 주의를 조절하는 뇌 부위가 활성화되면서 변한다. 위의 경우도 마음챙김 명상의 주의조절이 인지와 정서를 통합하고 조절하는 뇌의 활성도를 높이면서 통증의 조절과 감소를 만들어낸다는 의미다. 


관련 문헌 : 

Mindfulness Meditation-Based Pain Relief Employs Different Neural Mechanisms Than Placebo and Sham Mindfulness Meditation-Induced Analgesia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4649004/


https://brunch.co.kr/@hesse2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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