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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권수 Mar 03. 2021

멘털 웰빙, 판단하지 않고 경험하기

판단하지 않고 경험하는 명상 습관의 힘, Mindfulness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인간에게 판단은 보상이기에...

인간 뇌의 가장 큰 속성 중에 하나는 모호하고 불확실한 것을 싫어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판단’을 한다. 모호함 속에 느끼는 불안한 감정은 판단과 함께 사라진다. 이런 면에서 잘 된 판단이든 잘못된 판단이든 ‘판단’은 보상적 행동이다. 판단의 이런 속성 탓에 판단은 반복되어 습관이 된다. 

그냥 떠오는 생각과 일상의 판단은 새로운 생각을 만들고 그런 생각들이 일상을 더 복잡하게 위협할 때가 많다. 생각과 판단의 꼬리를 따라가다 보면 주의는 산만해지고 그 생각들이 부정적 감정을 만드는 위협에 쉽게 노출된다. 그런 감정은 해소되어야 할 것이기에 다시 판단하고 생각하며 더욱 불안하게 만들 때가 많다. 이렇게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경험하는 것이 어려운 우리가 된다. 생각과 판단을 하지 말자는 것은 아니지만 때로는 판단하지 않고 경험해도 편안한 상태를 만들 필요도 있다. 


판단하지 않고 경험하는 힘의 혜택

명상을 하고 가장 큰 덕을 봤다면 나의 생각이나 감정을 좀 더 객관적으로 떨어뜨려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이 휘감을 때 “그런 생각이 드네, 그런 감정이 유발되는구나” 하며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힘이 생겼다. 그리고 에너지가 큰 부정적인 감정적인 피해를 덜 받고 감정적인 대응도 줄일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일상이 보다 편안할 수 있는 기회는 많았다. 그리고 수많은 생각과 감정 중에서 내가 선택해야 하는 진짜 중요한 생각과 감정을 확인하는 것이 쉬웠다. 이것은 명상을 통한 마음챙김의 습관이 만들어준 혜택이다. 습관이니 오랜 시간 반복되어 구조화되었다는 것이고 무의식적인 행동으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다. 그러면 명상의 어떤 습관이 변화를 만들었을까? 


마음챙김 습관은 인식하는 방법을 바꾼다. 

마음챙김(mindfulness)을 학자들은 알아차림, 인식, 주의, 태도 등으로 다양하게 정의하고 있다. 주의를 기울이는 특별한 방식, 비판단적인 알아차림의 과정, 개방성과 수용에 대한 태도로 표현한다. 이 중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판단하지 않고 인식’하는 습관이다. 명상을 할 때 “주의를 집중하여 현재에 일어나는 것을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경험하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여러 조건이 중요하지만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인식하는 것은 쉽지 않다. 왜냐하면 인식하기 전에 주의가 가면 생각과 감정, 판단이 동시에 반응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말을 듣고 있는 순간 이미 자신의 기억, 경험, 옳다고 생각하는 판단 등과 대조하며 듣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말을 깊이 이해하기도 전에 내 생각과 판단이 반응해서 표정이나 행동을 만들어 내는 경우가 많다. 이때 내 생각과 감정은 자기 자신이 된다. 내게 일어나는 생각과 감정을 지켜보는 내가 아니라 그 생각과 판단, 감정 자체가 되어 버린다. 나와 내 생각과 감정과의 거리가 전혀 없는 상태가 된다. 이때 생각과 감정 등을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습관은 지켜보면서도 거리를 유지하는 조절이 습관화된다. 


성숙함을 이끄는 마음챙김의 원리

인간의 성숙이란 ‘자기 중심성’을 극복하는 것이다. 자신의 익숙한 경험, 기억, 생각, 판단을 전체 중에서 하나로 취급하고 주변과 관계할 수 있는 힘을 가졌을 때 의식이 성숙한다. 자기와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조절이 가능한 상태를 말한다.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호흡, 생각, 감정, 감각 등을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습관은 보다 용이하게 자기 중심성을 극복하도록 돕는다. 

현상과 사건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마음의 자세가 쉽게 구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인간이 타인을 공감하며 학습하고 창의적으로 살 수 있는 것은 ‘관점 전환’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나의 관점에서 인식하기도 하지만 필요에 따라 관점을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능력이 있다. 그런데 나의 생각이나 감정을 떨어뜨려 마치 제삼자가 바라보는 것은 쉽지 않다. 타인을 보면서도 자신을 볼 수 있어도 자기 자신에게 일어나는 것을 보는 관점의 전환은 힘들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바라보는 거리가 없는 것이고 판단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바라본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부정적인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다. 


주의의 힘, 주의를 활용하는 습관을 기르는 마음챙김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모든 문제는 집착에서 생겨난다. 집착을 내려놓아라”, “마음을 내려놓아라”라고 말하지만 의지는 있어도 쉽게 되지 않는다. 의지라는 초점이 있어도 그것을 보는 마음, 있는 그대로 보고 경험하는 주의(attention)의 습관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쉽지 않다. 자신에게 불안과 두려움을 만들어 내는 생각, 자신의 생존을 위협하는 감정, 자신에게 꼭 필요한 욕구에 주의가 착 달라붙지 않기는 힘들다. 자석처럼 즉시 끌려간다. 그래서 평소에 끌려간 주의라도 판단하지 않고 인식하면 그저 생각이고 감정일 뿐이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집착할 명분이 점점 사라진다. 


판단하지 않고 인식하는 습관이 진정한 알아차림의 습관을 말한다. 평범한 예로 자신의 이익을 숨기고 감언이설로 접근하는 사람의 마음을 더 잘 읽게 된다. 감언이설의 자극이 평범하기 때문에 쉽게 집착해서 속지 않는 것과 같다고 할까? 나라는 존재는 내게 일어나는 두려움보다 큰 존재다. 나라는 존재 속에 구름처럼 떠올랐다 사라질 수 있는 감정 중에 하나가 두려움이다. 두려움을 느끼지만 두려움이 전적으로 휩쓸리지 않는 습관은 ‘판단하지 않고 경험하는 습관’이다. 내가 나의 감정, 나의 두려움보다 큰 존재라는 사실은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수용하는 경험의 습관에서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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