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드러나지 않는 사람이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누구한테도 말하지 않고 혼자서 조용히 한다. 많은 사람들이 솔직히 그러고 산다. 남의 일을 누가 관심이라도 갖기나 하나. 딱히 말할 만한 일도 아니거니와 사생활을 시시콜콜 떠벌리고 다닐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나를 모르는 불특정 다수에게만 글을 공개하고 낭독하고 소소하게 소통했다.
서점 일을 하면서는 사정이 달라졌다. 얼굴이나 개인 정보를 오픈한 것은 아니나 나의 생각, 감정, 읽고 있는 책, 책방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을 글로써 공개하고 있다. 영업과 홍보를 해야 하는 입장에선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일을 시작하며 처음 하게 된 SNS에 평일에는 빠짐없이 글을 올리려 한다. 다른 방법을 아직 알지 못한다.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단으로써 SNS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개인 블로그나 글 쓰는 공간에서는 나를 모르는 이웃과 구독자 수가 관심사였다면 이제는 SNS 팔로워와 좋아요 하트 수에 민감해졌다. 나는 이제 이 좁디좁은 서점계에서 관심받고 싶어 안달하는 소위 관종이 된 것도 같다.
어느 날 한 마을에 유리로 된 아이가 태어났어요.
맑게 반짝이는 몸은 너무나 투명했지요.
아이는 주변 세상과 잘 구별되지 않았어요.
사람들은 온갖 질문을 쏟아 냈어요.
이제는 나를 아는 사람도 모르는 사람도 마음만 먹으면 SNS나 블로그에서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마치 유리 아이처럼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일을 스스로 하고 있는 셈이다. 그 안은 진실인 것도 있지만 어쩌면 의도치 않게 그럴듯하게 과대포장을 한 것도 있을 것이다.
가끔 이게 무슨 소용인가 싶을 때도 있다. 내가 원하던 책방의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되묻기도 한다. 그러나 큰 고민은 일단 접기로 했다. 올해는 하고 싶었던 것을 모두 해보기로 한 내게 주어진 일 년의 시간이니까. 우선은 모든 것을 경험하고 겪어보고 부딪혀 보기로 한다. 그러다 보면 유리 아이처럼 온전한 자기 자신의 모습을 나도 찾게 되지 않을까. 누가 관심을 갖든 안 갖든 SNS 팔로워 수가 몇이든 나만의 내공을 쌓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