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순신 장군의 탄생일이라고 하네요. 블로그 이웃님의 북큐레이션을 보고 알았어요. ^^
저도 그래서 거북이 그림책을 따라 꺼내봤습니다. ^^;;
<토끼와 거북이>에 그림을 그린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의 화려한 색감을 좋아합니다.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의 책이지만 보다 보면 다채로운 색에 홀딱 빠지게 되지요. <아기 거북>에서는 스노클링으로 바닷속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아요. 이 책도 못지않게 알록달록합니다. 아가들 베드타임 스토리 책으로 딱이네요. ^^
저희 집에도 작지 않은 거북이 한 마리가 살고 있어요. 아이가 자기네 반 교실에서 반 친구들이랑 같이 키우던 것을 학년이 올라가면서 집으로 데려왔어요. 거북이라고 해서 작은 건 줄 알고 말만 듣고 가볍게 생각해 허락했었어요. 어머나! 생각보다 커서 당황했었답니다. 이제 거의 5년 정도 함께 살고 있네요.
아이는 처음 약속만큼 똘똘하게 지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자기 용돈으로 거북이 밥도 사서 꼬박꼬박 먹이고 물갈이에도 신경을 써요. 가끔은 욕조에 풀어 널따란 수영을 시켜주기도 하고요.
결국은 좁은 아파트의 조금은 큰 어항 속, 자연환경만큼의 훌륭하고 최적의 공간을 제공해 주지 못하고 있으니 전 항상 죄책감에 거북이를 좀 외면하며 살고 있어요.
소윤경 작가의 <내가 기르던 떡붕이>를 보고서는 많이 공감했어요. 베란다 창쪽으로 고개를 돌려 바라보는 이 아이도 얼마나 바깥세상이 그리울까 하고요. 고백하자면 떡붕이처럼 아무도 모르게 우리 집 거북이도 자유를 찾아 탈출을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한 적도 있답니다. ^^;;
생명을 책임진다는 건, 정말 어려운 거예요. 저희 집 아이도 그런 걸 알면서 키우고 있는 걸까요? 아마도 그러면서 무언가를 배우고 있긴 하겠죠. ^^
백두야~ 오늘 햇살이 참 좋아. 이 따스함을 너는 결코 놓치지 않지. 바위에 올라 다리 쭉 펴고 햇볕 쬐고 있는 중이야? 미안하고 부디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