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앞에 앰뷸런스가 오고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들이 보이면 허걱 놀라며 두려움에 떨기도 했습니다.읽지 않던 <페스트>를 유행처럼 책모임에서 읽게도 되었고요.남의 일이겠지 하던 전염병은 우리 이웃도, 바로 우리집에서도 지나치지 않았습니다. 보건소에서 약국에서 기나긴 줄을 서보기도 했습니다.학습권을 볼모로 아이들에게마저 아직은 불안했던 백신접종을 강요하는 것에 분노해 처음으로 국민청원에 투표도 해봤습니다.
마스크는 어째서 그림으로 보는데도 더 답답하게 느껴지는 걸까요? 그림책 <친구를 만지지 않아요>는 그렇게 우리 모두가 희생하며 겪던 이 시대를 기억하게 하는 책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중국은 다시 재유행이 시작됐다고 하고, 우리나라도 아직은 2만 명에 가까운 확진자가 나오고 있네요. 사람이 많고 밀폐된 공간에서는 여전히 두려운 마음이 들기는 합니다.
우리는 이 3년 동안 어떤 삶의 변화를 가져왔나요? 역사는 어떤 교훈을 남기게 될까요? 그 긴 시간들이 결코 헛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더울 때도 추울 때도 날이 좋을 때도 애써주신 현장의 모든 의료진들에게 감사합니다.
자기집 테라스로 나와 서로 노래를 부르며 위로하던 어느 나라의 사람들처럼 우리들 모두는 그렇게 이 시간들을 잘 버텨냈습니다. 다들 수고했어요.
우리들의 따스한 밀착이 당연한 일상이 되기를, 그런 때가 있었지, 웃으며 그 3년을 추억하는 날이 어서 오기를 오늘 다시 한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