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자 국민 일보에 제 칼럼 ‘중년 여성의 알바 생활’ 13화 ‘알바 오빠’가 실렸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두 명의 인물들에 대해 말했습니다. 한 분은 특전사 출신의 마초 같은 남성이고 다른 한 분은 대기업 임원 출신의 신사 같은 남성이었습니다.
두 분의 성격을 드러내기 위해 외모적 특성을 조금 적었습니다. 특전사 출신은 ‘군데군데 희끗희끗해 보이는 짧은 머리에 특전사 마크가 붙은 티셔츠를 입은 마초 같은,’ 대기업 임원 출신은 ‘깔끔한 옷차림에 말투가 정중한,’ 이렇게 말이죠. 소설로 쓴다면 성격에 맞는 전형적 외모 특성입니다.
제가 만난 분들은 실제로 저런 외모였기 때문에 인물들의 배경이 잘 추정이 되었습니다. 소설에서도 어떤 인물들의 성격에 부합하는 일반적인 외모 유형들이 있기는 합니다. 예를 들면 눈매가 날카로우면 성격이 까다롭다든가, 얼굴에 웃음이 많으면 성격이 좋다든가 합니다. 그래서 어떤 인물을 표현할 때 외모적 특성을 쓰는 것은 매우 좋은 글쓰기 방법입니다.
조금 더 나아간다면 글에서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는 인물은 이타적인 인물입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대부분 이기적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글에서 그렇지 않은 이타적인 인물을 보면 기분이 좋습니다. 영웅시하기도 합니다. 이런 면을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전히 마음 깊은 속에서는 이타적인가 봅니다.
그래서 대중적인 글을 쓰는 작가들은 적어도 주인공만은 이타적인 인물로 설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순수 문학은 다릅니다) 물론 주인공이 이기적인 욕심 때문에 내면적인 갈등을 겪어도 좋습니다. 아니 대부분의 좋은 소설들은 반드시 주인공이 내면적인 갈등을 심하게 겪습니다. 그러나 행동은 이타적으로 하죠. 그렇지 않으면 일반적으로 대중들이 좋아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니면 심하게 불쌍한 인물이 주인공이어야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소설인 ‘아몬드’이죠. 감정을 못 느끼는 나쁜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어머니에게 버림받은 불쌍한 아이이기 때문에 독자들은 열렬한 지지를 보냅니다. 이번 칼럼을 읽으면서 인물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알바를 하며 주로 의류 포장 공장을 다녔다. 많은 곳들이 공장 집적 단지 내에 있었다. 의류 포장 공장은 섬세하고 손이 빠른 여자 알바들을 선호했다. 그런데 7명쯤 여자가 일하면 1명쯤은 남자가 배치되었다. 왜냐하면 반품된 옷이나 포장된 옷이 담긴 박스를 들거나 옮겨야 하는데 무거웠기 때문이다. 남자 알바들이 무거운 박스를 날랐다.
요즘 같은 가을날, 집적 단지 바깥쪽에 있는 의류 포장 공장에 가게 되었다. 아침에 출근해 안으로 들어가니 공장 안 시설이 모두 새것이었다. 알바들을 맞은 반장은 새로 시작한 회사라 잘 부탁한다고 인사를 했다. 군데군데 희끗희끗해 보이는 짧은 머리에 특전사 마크가 붙은 티셔츠를 입은 중년 남성이었다. 말할 때 목울대가 꿀렁꿀렁 울리는 전형적인 마초형 남자였다. 나와 언니들은 한눈에 이 회사가 새로 시작해서 작업 공정을 잘 모른다는 것을 눈치챘다.
우리는 오래 일한 숙련자들이었다. 반장이 지시를 하지 않아도 해야 할 일을 알고 있어서 알아서 작업을 시작했다. 다들 손이 안 보일 만큼 빠른 솜씨였다. 반장은 눈이 커져서 지켜보았다. 점심을 먹으며 반장이 전투기에서 낙하산을 타고 뛰어내린 특전사 출신이라는 걸 알았다. 어쩌면 자그마한 티셔츠를 접어 포장하는 일이 사소해 보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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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1762996902&code=11171476&cp=n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