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등감 — 그늘에 앉은 아이

2부: 숲의 그림자와 균열

by heyna

열등감은 탑의 그림자 아래 움츠리고 앉아 있습니다.


숲의 높은 탑의 그림자 아래, 고개 숙인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열등감.

그는 늘 다른 아이들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렸습니다.
“나는 저렇게 빛나지 못해.
나는 늘 뒤에 있어.”

햇살은 그늘까지 잘 닿지 않았고,
아이의 손끝은 언제나 차가웠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그를 잘 찾지 않았습니다.

호기심은 잠시 고개를 기울이며 말했습니다.
“네 시선은 늘 위만 보네.
너의 불빛은 어디 있지?”

열등감은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자신 안에 불빛이 있다는 말을,
차마 믿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기쁨은 환히 웃으며 손을 내밀었습니다.
“같이 뛰면 따뜻해질 수 있어.”
하지만 열등감은 고개를 저었습니다.
“내 발은 무겁고, 내 자리는 이미 정해져 있어.”

그의 말에 기쁨은 잠시 멈칫했지만,
결국 다른 아이들을 향해 달려갔습니다.
남겨진 열등감은 더 깊은 그늘 속으로 주저앉았습니다.


그는 늘 자만심의 탑을 올려다보았습니다.
꼭대기에 선 아이는 눈부시게 빛나 보였고,
그럴수록 자신은 작아지고,
그늘은 더 길고 깊게 드리워졌습니다.

“나는 저 아이의 그림자일 뿐이야…”
열등감은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리며
더욱 움츠러들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바람이 거세게 불었습니다.
탑은 흔들렸고, 자만심은 위태롭게 매달려 있었습니다.

열등감은 망설일 틈도 없이 달려가
흩어지는 돌들을 붙잡아냈습니다.
그의 작은 손이 아니었다면,
탑은 이미 무너져내렸을지도 모릅니다.

자만심은 놀란 눈으로 그를 내려다보았습니다.
“네가… 나를 지탱했구나?”

열등감은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습니다.
“나는 빛나지 못하지만,
네 그림자를 받칠 수는 있어.”


숲은 그제야 알았습니다.

열등감은 움츠림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탑을,
그리고 숲 전체를 떠받치는 힘이기도 하다는 것을.
땅이 눈에 띄지 않아도 숲을 지탱하듯,
그늘에 앉은 아이도 숲을 무너지지 않게 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나는 묻습니다.

당신 안의 열등감은, 지금 어떤 그늘을 붙잡고 있나요?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11화우쭐 — 황금거울을 든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