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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연 Oct 01. 2018

마크로비오틱을 어떻게 일상에 들여올까?

4대원칙을 이해했으니 이제는 실전입니다.

 지금까지 포스팅에서는 마크로비오틱의 4대원칙에 대해 소개해왔습니다. 하지만 일물전체, 신토불이등 원칙의 이름만을 떠올리면 마크로비오틱 식생활을 어떻게 이어나갈지 막막할수도 있습니다. 이번 편에서 실전으로 넘어와, 마크로비오틱 식생활을 일상에 들여오는 방법에 대해 소개해보겠습니다.


 마크로비오틱 식생활은 몇가지 포인트만 짚고넘어간다면 간단합니다.

 첫째로 식사의 반이상, 가급적 60% 이상을 곡물로 채우는 것입니다. 나머지는 채소, 해초류로 채우거나, 체질에 따라서는 생선이나 육류도 조금 곁들여도 좋습니다. 즉 밥을 적게 먹고 반찬을 많이 먹는 부잣집 식습관에서 벗어나, 밥을 중심으로 한 식습관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집밥을 먹는 거죠. 이런 밥과 된장국, 채소반찬을 곁들인 마크로비오틱 밥상을 사진에서 접하신 분들도 있겠지만, 생각보다 요리를 안하던 분들에게 어려운 것이 이렇게 주식과 부식을 명확하게 나눈 집밥입니다. 한끼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야 할 음식이 적어도 세가지는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러한 집밥은 여러모로 좋기는 합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런 집밥을 차리려다가 시간과 손재주를 이유로 포기하기보다는 채소요리를 밥에 얹은 덮밥, 혹은 리조또와 같은 한그릇 식사부터 시작해 조금씩 요리의 폭을 늘리며 마크로비오틱 요리를 서서히 일상에 들여오는 것을 권합니다. 우선 한 끼의 60%를 곡식으로 채우는 것만을 의식하며 마크로비오틱과 요리에 재미를 붙여보기를 추천합니다.

집밥이 어렵다면 덮밥이나 리조또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은 첫 발걸음입니다.

 두번째로는 이렇게 식사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곡식을 고르는 방법입니다. 곡식은 정제해서 하얗게 된 것보다는 정제과정이 적어 갈색 빛을 띄는 것을 고르면 됩니다. 백미가 아닌 현미를 먹고, 흰 밀이 아닌 통밀을 먹는 것이죠. 갑자기 흰 쌀밥에서 현미밥으로 갈아타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면 흰 쌀에 현미를 섞어 먹는것부터 시작해 점점 현미의 비율을 높이거나, 오분도미, 칠분도미 등 껍질을 조금은 벗겨낸 현미를 먹는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가루로 만들어 생명력을 잃은 음식보다는 알맹이를 그대로 사용해 밥을 짓는 것을 권하지만, 21세기에 밥만 먹고 살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이 따금 빵이나 면, 부침개로 곡식을 먹는 것도 좋습니다. 빵의 경우, 예전에는 통밀의 비율이 50%를 넘기는 빵을 찾기가 어려웠지만, 최근 사워도우나 천연효모 빵등의 인기로 100%통밀빵을 취급하는 곳들도 서서히 늘고 있습니다. 면 역시 통밀국수, 100%메밀면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100%통밀빵은 잘 부풀지 않는 만큼 두장만으로도 든든합니다.

 이렇게 식사의 60%이상을 사용하는 요소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입니다. 이 때부터 이미 마크로비오틱 식생활이 시작되고 있겠죠. 여기서 더 나아간다면, 가급적, 제철을 맞은 국산 재료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초록색 포털사이트에 ‘10월 제철’만 검색해도 어떤 재료가 한창때인지를 알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통시장에 직접 나가보면 조금더 제철을 실감할수 있습니다. 마트는 계절에 상관없이 다양한 식재료를 안정적이게 공급해야 하는 사정상, 계절의 변화에 따라 진열대의 다양성이 전통시장 만큼 크게 변하지는 않습니다. 때문에 제철재료에 대해 알고 싶다면 마트보다는 전통시장에 발걸음을 옮겨보시기를 권합니다. 여기에 제철, 국산 재료를 넘어 유기농에 대해서도 따져본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가을을 맞은 경동시장의 모습. 뿌리채소들의 흙빛이 가득합니다.

 제철재료까지 알게 됐다면 한 발 더 나가볼까요. 다음은 조미료입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된장, 간장 등은 알게 모르게 불필요한 첨가물이 들어간 경우가 많습니다. 그 양은 적을 수도 있지만, 매일 먹는 것이니 조미료를 바꾸는 것은 큰 변화입니다. 불필요한 첨가물이 들었는지, 사용한 재료가 국산인지, 불필요한 가공을 거치지 않고 전통제법으로 만들었는지를 확인해보시기를 바랍니다. 


 조리 할때의 포인트는 역시, 되도록 껍질을 까지말고, 채소의 심과 뿌리도 다 먹는 것입니다. 4대원칙 편에서 설명한 ‘일물전체’의 개념이죠.  물론 먹을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입니다. 물론 껍질이나 뿌리에 묻은 흙이 신경쓰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채소를 닦는 용으로 솔을 한개 마련해두고 이 솔로 흐르는 물에 잘 닦아내기만 하면 됩니다. 단단한 양배추 심 혹은 너무 길어 어떻게 써야할지 난감한 파뿌리는 얇게 슬라이스 혹은 다져주기만 하면 됩니다. 양배추 심이나 케일의 심은 잘게 다져 볶아주면 샐러드에 넣기도 하고, 그대로 카레분을 뿌려 다른 채소와 밥과 함께 볶아 드라이커리로 재탄생 시킬수도 있습니다. 찐 단호박 껍질은 그대로 으깨어 다른 채소와 함께 버무리면 단숨에 단호박 샐러드가 완성됩니다.


 마지막이자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괴롭히지 않는 것입니다. 이러한 포인트, 4대원칙을 모두 지키며 힘들게 식습관을 대대적으로 바꾸는 것은, 잠시 가능할지 몰라도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바쁘게 사는 일상속에서 요리를 하며 사는 것만으로도 버거운 나날입니다. 때문에 습관을 성형하겠답시고 자신을 괴롭히기 보다는 할 수 있는 것부터 조금씩 일상에 들여오기를 바랍니다. 지금 당장 건강에 이상이 있다면, 물론 노력을 통해 빨리 식습관을 개선해야 합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건강을 위해, 혹은 환경과 동물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식생활을 위해 마크로비오틱을 실천해 보고 싶다면, 작은 것 부터 실천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앞서 설명한 밥을 바꾸는 것 만으로도 큰 변화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밥을 현미밥으로 바꾸고 제철을 의식하는것 부터 시작했습니다. 가을이 왔다며 꽁치를 굽고 별 맛 없는 무쌈을 싸먹으면서요.

 특히, 외식을 하며 마크로비오틱을 실천하기는 조금 어렵습니다. 안타깝게도 아직 마크로비오틱을 실천하는 사람, 채식인을 위한 선택지가 외식 산업에는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친구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경우나 회식자리에서는 여러 사람의 취향을 고려해야하기 때문에도 어렵습니다. 이럴 때에는 신념의 이유로 동물성 식품을 먹고 싶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신을 괴롭히면서까지 마크로비오틱에 매달리기 보다는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마크로비오틱을 배우러 일본을 오가는 저마저도 친구들과 외식을 할때에는 고기 빼고는 가리지 않고 먹습니다. 외식에서 노력하기 보다는 칼을 쥐고 직접 요리하는 시간을 늘려나가기를 권합니다. 굳이 외식을 하며 마크로비오틱의 실천하고 싶다면, 식사보다는 간식에서 실천하는 편입니다. 첨가물과 설탕이 가득 들어간 과자를 먹기보다는, 말린 과일이나 견과류와 같은 자연스러운 것을 고르는 것 처럼요. 


 메뉴구성이나 요리 방법이 막막하시다면 마크로비오틱 식생활을 즐기는 사람의 평소 식생활을 참고하는 것이 가장 쉽습니다. 브런치에서 저의 식생활을 염탐하시거나 블로그에서 레시피를 참고하시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평소 집밥이야기는 이곳에

마크로비오틱 비건 요리 레시피와 조각글은 블로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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