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에집중하라] 희망 브리핑

Leon Wyczółkowski·1852-1936, 폴란드)

by 한봉규 PHILIP
Siewca. 1896.


주말 동안 소동이 있었다. 내가 사는 건물 내병원과 약국을 들른 한 분이 확진자로 판명됐다는 것이다. 순간 이렇게 가까이 있었는가 싶어 살짝 긴장감이 돌았다. 곧바로 방역과 소독이 이뤄졌고, CCTV 판독 결과 접촉자 모두 마스크를 썼고, 특정 공간에는 그분 말고는 없었다고 한다.


경비실에 들러 자초지종을 듣고서야 안심할 수 있었다. 한데 마음이 영 개운치 않다. 기분 탓이겠지 하면서도 혹시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인지상정 아닌가 싶었다. 자발적 자가 격리 수준을 더 높여야 하는가 싶었을 때, 접촉 사실도 없다면서 그렇게 유난 떨 것 없다는 핀잔에 데헷~ 겸연쩍었다. 괜한 걱정과 염려가 화를 키운다는 말은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아 머쓱하기 이를 데 없다.


현직 약사 한 분이 올린 글은 어려운 시기 나와 이웃이 해야 할 일을 일러줬다. 얘기인즉슨 눈에 보이지 않는 곳곳에서 애쓰는 분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끼니를 거르면서까지 제때 마스크를 배달하려는 배송 사원이며, 2교대로 마스크를 생산하는 노동자며, 방역과 의료지원 봉사 활동을 하는 분 노고와 수고가 있었기에 이 어려운 시기를 버티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확진자가 나왔다는 우리 동네 분위기는 여느 때와 다르지 않았다. 평온하고 다정한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가정 예배로 돌린 동네 교회 덕분일까 싶었다. 산책 나온 장년 부부는 손을 꼭 잡고 신호등 앞에 서 있고, 아들딸과 함께 나온 부부는 여느 때처럼 동네 식당에 들러 오붓한 식사를 한다.


초기에 등장했던 공포심이 사라진 모습이다. 정부 노력이 빛을 발한 모습이다. 질병관리본부의 노고가 허사가 되지 않아 보였다. 이웃을 믿고 의지한 것은 잘한 일이다.


무엇보다도 자기 몸보신을 위해 거짓말을 일삼고, 불안을 조장하는 꾐에 빠지지 않은 광경 같아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 외신 기자들이 코리아 코리아를 외치는 것은 이런 시민 정신도 한몫 단단히 했다고 본다.


확진자는 감소 추세라지만 긴장의 고삐를 놔서는 안된다라는 것이 이번 주 질병관리본부 브리핑이다. 여기에 붙여 마음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는 이웃 사랑 고삐 역시 놔서는 안된다. 이럴 때는 더 바짝 쥐고 서로를 보듬고 격려하고 안타까운 일에는 함께 나서 주는 어른다움을 보였으면 싶다.


시작은 늘 끝이 있다는 것이 진리이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이 일 역시 곧 끝을 맞이한다. 그때쯤 봄은 참 이쁠 것이다. 그때 맞이하는 봄은 참 따듯하고 상냥할 것이다. 곧 우리 마음에 그 봄이 들이닥칠 것이다. 그때 사랑하는 이와 손잡고 노래며 춤이며 눈치 보지 말고 맘껏 즐겨야 한다. 희망을 놓지 않고 조금 더 애를 쓰면 그런 봄이 곧! 곧! 내게 찾아 올테니 말이다. 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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