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가 대체 왜 저럴까?

온가족 기질검사

by 살믄녀행

잘 먹고 잘 자는 아이는 하루가 다르게 커갔다.


밥다운 밥을 먹기 시작하더니 이족보행을 하기 시작하고


엄마 아빠를 부르기 시작하더니 까까 주세요 저거 할 거야를 하기 시작하고


30개월이 넘은 지금은


달리며 커브돌기 라거나 그네에 혼자 올라가기라거나


서로 하루 일과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그렇게 아이가 커 갈수록 나와 닮은 점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어떨 땐 그 모습이 너무도 사랑스러워 미칠 것 같기도 하고


또 어떨 땐 그 모습에 흠칫 놀라곤 한다.


주로 나의 좋지 않은 부분을 닮은 아이를 보면 그렇다.


유전되는 기질이라는 게 있나 보구나 싶은 생각을 종종 하며


내 아이가 가지고 태어난 기질에 대해 궁금해졌다.


그리고 아내와 나의 기질 또한 알고 싶었다.


나무의 상태를 알아야 맺히는 열매가 어떠한 지 알 수 있듯이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나에 대해 알고 내가 먼저 잘 커야 할 것 같았다.



최근에 아이가 엄마와 스케치북에 색연필로 그림을 그리고 놀다가


동화책에 색연필로 그림을 그려 엄마에게 그건 안돼를 들었다.


사실 아이는 며칠 전 나와 함께 동화책의 하늘에 해님을 그리기도 하고


풀밭에 나무를 그리기도 했었다.



아내는 책에 그림을 그리는 것은 원칙에 어긋난다는 생각이었고


나는 책에 그림을 그리며 또 다른 스토리가 만들어진다는 생각이었다.


또한 아내는 어린이집 책이나 다른 친구의 책에도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이유였고


나는 내 것에는 OK, 내 것이 아닌 것에는 NO를 알려주면 되지 않겠냐는 이유였다.



자기 전 아내와 대화를 하면서 문득 기질검사를 해보자는 얘기가 나왔다.


이렇게 다른 관점을 갖는 것이 엄마아빠의 기질차이 때문일 것 같다는 생각에


우리 셋의 기질을 서로 이해하는 것이 좋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였고


아내는 거주지역 근처에 육아 관련 센터에서


저렴한 가격에 부모아 아이의 기질 검사를 해주고 있다며 바로 예약을 잡았다.


예약일 전 사전검사를 진행하고 당일날 방문하여 결과를 듣는 방식이었다.



검사 결과를 받기 위해 상담사를 찾아간 날.


첫 말씀은


'아이가 아빠 기질을 많이 닮았네요'였다.


기질검사 결과를 토대로 아이의 기질을 설명하자면


새로운 활동이나 자극을 좋아하지만 어느 정도 불안함과 두려움도 갖고 있으며


타인과의 관계에 크게 민감하지 않은 독립적인 기질이라는 것.


그리고 이 기질적 특성이 나와 거의 일치하였다.



반면에 아내는


새로운 활동이나 자극을 싫어하고 질서를 중시하는 성향이자


타인과의 관계에 보다 민감한 성향이었다.



이번 검사의 가장 큰 반전은


아내의 인내도 점수.


100점 중 11점이라는 인내력 점수라니


대체 연애까지 10년이 넘도록 내가 봐온 아내의 인내력은


어디서 나온 것인가 싶은 생각이었다.


'정반대의 기질이라 서로 끌렸나 봐요' 라던 상담사의 말처럼


나와 다른 남편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도


나와 다른 아이의 투정과 말썽에도 언성을 높일 줄 모르는 아내인데


11점 인내력으로 90점만큼 안내하고 살았던 것인가.


속이 새까매질 만한 순간들을 참 많이도 맞았었겠다 싶어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결과에 대한 설명 이후 이를 바탕으로 상담사의 육아 코칭도 들을 수 있었다.


사설업체의 비싼 솔루션 프로그램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꽤 도움 되는 상담이었고 궁금했던 것들을 여쭤볼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아이의 행동이나 감정의 이유가 궁금하고


아휴 재가 왜 저러나 싶은 생각이 든다면


또한 육아를 하며 끊임없이 마주하는 엄마와 아빠의 다른 관점을


보다 더 명확히 이해하고 건설적으로 대화하고 싶다면


부모와 아이의 기질검사를 해 보는 것도 꽤나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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