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성분
살면서 터득한 게 있는데 밖에서 어쩔 수 없이 눈물이 터진 경우, 물티슈로 눈물이 차오르기 전에 바로 흡수시켜버리는 게 최고라고 본다. 따로 눈물을 훔칠게 없거나 그날 외부환경과 땀, 눈가에 펄섀도우가 얼마나 자글자글 한지의 펄비중과 미세플라스틱 함량등의 변수가 있는경우는 급하게 문질러서 닦기보다는 차라리 아무 터치도 안하고 있는 게 눈붓기나 눈물자국(T,T모양으로 나는 형태) 수습 및 얼굴에 불필요한 접촉으로 인한 피부염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갑자기 눈물이랑 피부염이 무슨 상관이 있겠냐만은, 있다. 나는 울적해서 울었던 작자라 눈물이 꽤 짭짤했었고 그런 눈물이 볼을 타는 길마다 뭐가 올라왔다. 이건 눈물의 성분과 같이 풀어보면 재밌을 것 같다.
눈물은 단순한 감정의 산물이 아니다. 그 안에는 우리 몸과 마음을 연결하는 얽히고 섬세한 화학적 구조가 담겨있다. 말 그대로 눈+물로 성분의 98%는 물이나 나머지 2%에 다양하고 중요한 것들이 들어있다. 그중에 비중이 있는 것은 전해질로 쉽게 말해 소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나트륨, 칼륨, 염화물, 중탄산염, 마그네슘 및 칼슘들로 인해 눈물은 짜다. 읽고 있는 당신이 MBTI의 T라면 눈물이 왜 짜냐는 함민복 시인의 물음에 본문 속 내용을 곁들여 답할 것 같다.
눈물의 나머지 성분은 주로 단백질로 채워져 있다. 락토페린(lactoferrin), 리소자임(lysozyme)은 단백질은 항균단백질이 포함되어 있어 눈을 감염으로부터 보호해준다. 특히 리소자임은 세균의 세포벽을 파괴하는 역할을 하고, 락토페린은 철분을 결합하여 박테리아의 성장을 억제한다. 락크리틴(Lacritin)이란 친구도 있는데, 얘는 주로 눈물 분비를 촉진하고 눈의 상피 세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눈의 표면을 덮고 있는 상피 세포의 생존과 재생을 돕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눈물막이 붕괴되지 않도록 유지하는 기능도 있다. 이로 인해 눈의 건조함을 막아주고 외부 상처의 치유에도 도움을 준다. 실제로 건성 안구 증상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락크리틴이 결핍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눈물은 수분이 증발하면 단백질들이 말라남아 흐릿한 자국이 생긴다. 그래서 울보전성기때 박정현의 노래 눈물빛글씨를 듣고선 그 가사의 흐름보다는 제목에 대해서 혹시 눈물자국을 보면서 아련한 마음을 풀어내신 걸까?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리며 이런 생각도 하고 있었다.
그 시기 때는 구질구질한 그 자국이 부끄럽기만 했었기 때문이었다. 누가 ‘너 울었어?’하면 ‘아닌데(붉은눈가, 양볼에 눈물자국선명)’라고 말하면 사람들 눈에는 안보이나 보다. 하고 믿어준 줄 알았는데 이 다정한 인간들이 넘어가 준 것을 한참뒤에 알았으므로.
눈물속에는 지방도 있다 지질(Lipids)이라는 눈물속 지방성분은 눈물의 증발을 방지하고 눈의 표면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눈물의 유막을 만들어 눈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도와 건성안구를 예방한다고 한다. 이밖에 당단백질인 뮤신(Mucins)은 눈물의 점액 성분으로, 눈물막이 눈 표면에 고르게 퍼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쉽게 증발하지 않게 도와준다.
눈물이 구성을 살펴봤다면 이번에는 어떤 레이어가 쌓여 그렁그렁 차오르다 또르르 흘러내리는지 층별로 나눠서 살펴보고자 한다. 지금까지의 정보를 통해 눈물은 의외로 단백과 염분을 가지고 있는 단순한 물방울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눈물 속 성분들 역시 골고루 섞여 있는게 아니라 세가지 층마다 그 성분이 나뉘어 있다. 눈알 기준으로 바깥부터 지질층, 수성층, 점액층으로 각층마다 눈을 촉촉하게 유지시켜 주기 위한 역할 분담이 되어있다.
지질층(Lipid Layer)은 가장 바깥, 눈알에 있는 눈물층으로 눈물이 쉽게 증발하지 않도록 막아준다.. 지질층이 없으면 눈물이 금방 증발해서 눈이 뻑뻑해질 수 밖에 없다. 그 다음층인 수성층(Aqueous Layer)은 중간에 위치한 층으로, 우리가 보통 '눈물'이라고 생각하는 물 성분이 대부분 이 층에 있다. 이 층은 눈을 촉촉하게 유지하고, 눈 표면을 씻어내며, 눈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한다. 마지막으로 점액층(Mucin Layer)은 가장 안쪽에 있으며 이 층은 눈물막이 눈 표면에 잘 붙을 수 있도록 돕는 뮤신(Mucins)으로 이루어져 있다. 점액층이 없으면 눈물이 고르게 퍼지지 않아서 눈이 건조해지거나 불편해질 수 있다.
세 층은 어느하나 중하지 않은 것이 없어서 서로 협력하여 눈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돕고 눈표면은 청결하게 유지해 준다. 그렇기에 눈물을 흘릴 수 있다는 것? 어쩌면 건강하다는 증거기도 한 것이다. 종종 카페나 펍에 걸려있는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이 다르게 보인달까. 미적가치를 떠나 화면에 등장하는 눈물은 꽤 점도 있어보이는데 안구도 충혈되지 않고 맑기만 한걸 보니 그녀의 심정은 논외로 눈건강 만은 이상이 없겠구나 싶은 것이다.
다음부터 흐르는 눈물을 멈추고 싶을때는 이렇게 감정보다 성분에 더 집중해 보는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