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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감 Jan 19. 2023

쓰레기가 만드는 쓰레기 언어


거리 곳곳에 쓰레기 관련 경고문이 붙어 있다. 간혹 험한 문구도 눈에 띈다.


불특정 다수를 향한 저주나 욕설 섞인 현수막을 보면,


오죽하면 저럴까... 주민의 마음이 뼛속까지 느껴진다는 사람도 있고,


저러면 반감을 자극해서 더 하고 싶다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죄지은 거 없이 움찔하고 불쾌하다.


정말 주민 전체가 언어폭력에 동의했을까?

일동一同 : 어느 모임, 단체(團體)에 든 사람의 모두/ 네이버 사전


살인은 한 사람을 죽이지만 험담은 세 사람을 죽인다. 험담을 한 자, 험담을 들은 자, 험담의 대상자
탈무드


물론 처음부터 저렇게 막 나가지는 않았을 터이다.



경고도 해보고,


호소도 해보았지만


'멕히지' 않으니까 충격 요법을 쓴 듯하다.



하지만


말인지 쓰레기인지...


쓰레기가 쓰레기를 재생산하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거리에 쓰레기 통이 없어졌다.


길거리 쓰레기통에 생활 쓰레기를 내다 버릴뿐더러 분리수거도 힘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쓰레기통 없애서 쓰레기 없앤다는 지자체의 발상은 이해하지만


거리가 쓰레기통이 되거나


밖에서 생긴 쓰레기도 집에 들고 가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지자체가 '공유지의 비극'이론을 몸소 증명해서 시민들 버릇 한 번에 고치려 들지 말고


거리에 최소한의 쓰레기통은 유지하면서


시민 의식의 수준이 나아지기를 기다리면 안 될까?  예산 없다는 말은 하지 말고... 요새 지자체 씀씀이 큰 거 다 아니까.


내가 지키는 공동체의 규범을 남도 지킬 것이라는 신뢰가 시민 의식을 발전시키고 쌓이면 사회적 자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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