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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소여 Jan 03. 2025

2주간 시어머니 기적의 식단 프로젝트 0. 프롤로그

  어머니는 1년째 기침이 멈추지 않았다. 항생제 알레르기라는 특이체질 때문에 약도 제대로 못쓰고 소염제로 간신히 버티고 있는 상황이었다. 기침이 심해서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주무신다고 하셨다. 밤에 잠을 못 자니 생체리듬이 깨져 음식은 더 당겨 살은 찌고, 체중이 증가하여 여기저기 안 아픈 곳이 없었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양방, 한방 어느 것 하나 효과를 못 보고 힘들어하시는 찰나. 최근에 내가 3주간 밀가루와 설탕 끊기 프로젝트로 효과를 본 터라 어머니에게 저탄고지 식단을 조심히 권유드렸고, 어머니가 흔쾌히 승낙하셨다. 혼자 하시기엔 무리가 있어 집으로 모셔와 2주간의 합숙이 시작되었다.


  2021년 1월 17일부터 1월 30일까지 2주간의 기적의 식단, 시어머니 저탄고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미리 식단에 관련하여 10여 권의 책을 읽었지만 내 전공분야도 아니고 사실 이쪽 분야 문외한이었다. 기껏해야 내 몸에 몇 가지 적용해서 살을 조금 뺀 게 다였다. 계속 공부하면서 진행하기로 했다. 이 세상에 완벽한 건 없다는 생각에 끊임없이 정보를 검색하고 비교, 탐색 작업을 통해 하나하나 식단을 구성해 보았다. 어머니가 건강한 상태도 아니시고 워낙 나이도 있고, 기저질환도 있으셔서 조심스러웠지만 최대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해보기로 했다.


  아무도 나에게 기대한 일이 아니었고 나 혼자 벌인 일이었다. 이것 때문에 나이 드신 시아버지는 혼자 서울에서 지내셔야 했다. 시아버지, 시아주버니, 남편의 응원이 있었지만 방학 동안 돌봐야 할 두 아이들도 있었고, 새 학기 준비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쉬운 일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지병이 있으신 시어머니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젝트를 혼자 감당하기엔 너무 책임감이 막중했다. 어머니의 병을 낫게 하고픈 효성 지극한 며느리로서 이 일을 벌였다고 하기엔 너무 무모했다. 그러나 어머니께서 입소비용으로 거금을 지원해 주셨고, 집에 오시면서 다양한 식재료를 바리바리 싸 오신 터에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키토 요리를 마음껏 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분명 음식에 질병의 원인이 있다고 믿었고 그 믿음을 증명해 내고픈 마음이 컸다. 나를 믿고 따라와 주신 어머님이 계셔서 도전해 볼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이었지만, 이 작은 도전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같은 고민으로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나의 이 작은 프로젝트가 도움이 되길 바라본다.


*대문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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