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6(토): 콩스테이 시어머니 입소 전날, 준비한 것들
어머니 오시기 전부터 남편과 나는 각각의 일로 분주했다. 남편은 어머니가 계실 공간에 힘을 쏟는 한편 나는 식단에 총력을 기울였다.
1. 군것질 거리 만들어 놓기
(혈당을 높이지 않는 수준에서 입막템들을 미리 만들어 두기
팻밤 만들기
(코코넛 만나로 팻밤 만들기 Fat Bomb)
병째 냄비에 넣고 중탕하면서 녹인다고 휘젓느라 손바닥이 엄청 아팠다. 조금만 더 기다렸다가 휘저었으면 되었을걸... 성격이 급해서 잘 안 되는 걸 억지로 하는 경향이 있다. (셀프 반성) 뭐든 힘 빼지 말고 방법을 찾아서 자연스럽게 하자!
그냥 퍼먹어도 은은한 코코넛 향이 나면서 달콤한 코코넛 만나. 그러나 이렇게 견과류나 씹을 거리를 섞어 소분해서 냉동실에 얼려 두면 간편하게 꺼내먹을 수 있는 훌륭한 간식거리가 된다.
내친김에 예전에 만들다 망쳐서 냉동실에 보관 중이었던 것을 다시 꺼냈다.
코코아가루에 우유 넣고 끓이면서 초콜릿을 만들려다가 망쳐서 냉동실에 고이 보관해 둔 정체불명의 검은색 덩어리. 이것을 다시 꺼내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그대로 녹여 한입사이즈로 작게 다시 만들어보았다. (일을 두 번 하는 스타일 ㅠㅠ)
내가 만든 건강식 초콜릿은 코코아 100% 가루라서 단맛이 전혀 없다. 그냥 초콜릿 향이 나는 씹을 거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오히려 쓴맛이 강하다. 팻밤과 달리 이건 만들고 나서 그냥 시중에 나온 카카오 100% 초콜릿을 사거나, 카카오닙스를 씹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들은 부드럽게 잘 만들던데... (버터를 더 넣고 녹여야 하나?)
완성된 팻밤(Fat Bomb)들을 봉지에 소복이 담아놓았다.
진짜 위급할 때 꺼내드려야지. 입틀막용? ㅋㅋㅋ
그러나 이것도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먹다간 큰일이다. 사실 딱히 건강식은 아닌 것 같다. 그냥 살이 덜 찌는 간식이랄까?
90 초빵 연습 중...
(피넛버터 땅콩 100%으로 만든 90초 빵)
말 그대로 90초면 만들어지는 빵이다!
그동안 아몬드가루와 코코넛가루로 각각 만들어보고 섞어서도 만들어봤는데
저탄고지카페에서 강추하는 피넛버터로 만드는 90 초빵에 도전해 보았다.
레시피는 아주 간단하다.
유리그릇 안에 계란 한 알, 피넛버터 가득 한 숟갈(32g), 아보카도오일 한 숟갈(15g), 베이킹파우터 한 꼬집을 넣고 휘휘~ 저어서 전자레인지에 1분 30초(90초)만 돌리면 끝!
갓 구워서 따끈하고 고소한 피넛버터 향이 솔솔 풍기는. 제법 식감이 좋은 훌륭한 빵이다.
나중에 샌드위치로 만들거나 급하게 빵 먹고 싶을 때 써먹어야지.
사골 우리기
(반나절 핏물 빼고 6시간씩 3번 우리기!)
사골 끓이는 방법!
코스트코에서 사골 2.2 kg 13,990원에 구입. (동네 정육점에서 잡뼈 좀 사서 같이 끓이면 더 좋음)
밤새 찬물에 담가 2~3번 물 갈아주면서 핏물 빼고
처음 20~30분 정도 팔팔 끓여서 불순물 싹 버리고 물로 대충 헹구고 본격적으로 끓이기 시작한다.
인터넷 여기저기 찾아보면 무조건 오래 우리는 건 확실히 뼈에서 안 좋은 성분이 나와서 별로인 것 같다.
그렇다고 너무 짧게 우리기엔 좀 아깝고...
대략 6시간씩 3번 정도로 의견이 모아진다.
(우리 동네 정육점 사장님은 이런 거 신경 쓰지 말고 그냥 팔팔 끓이다가 반쯤 줄었다 싶으면 물 추가해서 넣고 계속 끓이라고 하셨...?)
처음 끓인 물 받아놓고 다시 물 받아서 끓이고, 또 덜어놓고 또 물 받아서 끓이고를 반복해야 하는 데 집에 사골을 받아 놓을 큰 통이 부족한 관계로 ㅠㅠ 나름 고심한 끝에 9시간씩 두 번 끓이기로 했다. 시간으로 보면 대략 같은 효과이지 않을까? (지레짐작)
아무튼 9시간 낮동안 신나게 끓이고, 저녁에 두 번째 끓이기 시작했는데 잠잘 시간이 되었...
가스불 올려놓고 잠들기가 너무 불안해서 한 시간마다 알람 맞추고 시간마다 일어나서 들여다보고 다시 자기를 반복했다.
우여곡절 끝에 다음날 새벽 6시 사골 우리기 완료!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ㅋㅋㅋ
차가운 곳에 하루 정도 두고 기름층이 하얗게 굳으면 걷어내고 모든 국물을 섞어서 한번 더 가볍게 끓여줘야 진정 끝!
이 아니지... 소분해서 냉동실에 넣어두기까지가 진정 끝이다 ㅋㅋㅋㅋ 아오~ 은근히 손이 많이 가네?
저탄수대파스콘 도전
(다음날 먹을 아침으로 스콘을 만들어서 냉장고에 넣어두기!!)
급작스런 탄수화물 제한식은 자칫 몸에 무리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힘들지 않고 맛난 거 먹으면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이것저것 많이 만들어보고 있다.
밀가루가 아닌 아몬드가루와 코코넛가루로 만드는 대파스콘!
식감은 좀 바스러지는 식감이지만 오히려 크로와상 같고 좋던데?
아무튼 훌륭한 맛이었다!
냉장고에 넣어두고 다음날 아침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2. 포근한 잠자리 만들기
기침 때문에 잠을 잘 못 주무신다는 어머니를 위해 편히 주무실 침대 매트리스를 급하게 당근으로 구했다. 나름 라텍스라 푹신하고 쓸만한 매트리스를 저렴하게, 거의 무료 나눔 수준으로 구할 수 있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집 근처에서 거래가 성립되었다. 차로 이동하기엔 애매한, 가까운 거리라 집까지 낑낑거리며 남편과 둘이 들고 갔다. 어찌나 무겁던지 다섯 발자국 이상 가지 못하고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간신히 집까지 날랐다. 침대 말고도 어머니 방에 놔드릴 2인용 소파도 2만 원에 구입했다. 소파는 침대보다 잡을 데가 많아서 들고 나르기가 훨씬 수월했다.
준비를 해도 해도 끝이 없었다. 완벽한 준비가 어디 있을까? 성격이 워낙 MBTI로 파워 P인지라 어머니 오시면 그때그때 막연하게 잘 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머니 데리러 간 남편이 올 시간이 다가왔다. 평소 요리는 잘하지도 않으면서 대책 없이 시어머니를 모실 생각을 하다니.. 그때의 나를 생각하면 참으로 겁도 없구나 ㅋㅋㅋ
*대문사진: 윤스테이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