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가끔 운다.
눈물을 뚝뚝 흘리고
엉엉 울기도 하고
찔끔 눈물을 짜내기도 하고
눈물 없이 울기도 한다.
구석에 숨어서 울기도 하고
두 손을 불끈 쥐고 으르렁 거리기도 한다.
큰 아이 복동이는 남자아이인데도 잘 울어 걱정이 많았다.
어느 선배 엄마가 그랬다.
다 커서도 운다고 했다.
유난히도 잘 울던 우리 복동이.
중학생이 되어서도 울었다.
선배 엄마 덕분에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어 놀라지 않았다.
그게 언제였는지 기록해 놓지 않은 게 참 아쉬울 뿐이다.
이제는 정말 억울한 일이 있으면 운다.
그 울음을 본 지도 한참 되었다.
복이는 운 적이 있었던가? 없었던가?
잘 안 울었던 것 같다.
형아에게 맞으면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울었던가? 때렸던가?
이제는 달복이가 가끔 운다. 억울하면 운다.
그 나이 때가 그런가 보다 한다.
복실이는 가끔 보다 좀 더 많이 운다.
아직도 가끔보다 좀 더 많이 운다.
억울해서 울었다.
지난 주말 다이소에 오빠들 줄넘기를 사러 들른 날 복실이는 글라스데코 만들기를 샀다. 집에 와서 당장 하고 싶었다. 까만 테두리를 두르고 색을 칠했다. 집에 돌아온 가족들 모두 제 할 일 하느라 바빴다. 글라스데코 정도야 몇 번이나 해 봤으니 이제 옆에서 같이 안 해줘도 된다. 까만 테두리 선 긋는 게 제일 힘든데 그 어려운 걸 혼자 끙끙대며 다 했다. 언니가 되더니 멋져졌다. 집에 오면 보고 싶다던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켜 놓고 선 긋기에 집중하느라 텔레비전을 설핏설핏 보았다. 한참을 그렇게 집중했다.
포켓몬볼을 멋지게 칠했다. 까만 선 긋기에 혼신의 힘을 다했다. 구슬땀이 흘러내릴라. 대충 할 일을 마무리하고 아이 옆에 앉았는데 뭔가 이상하다. 종이 위에 풀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 복실이.
“복실아? 투명 종이 어딨어? ”
“응? ”
“복실아, 설명서 읽어봤어? ”
그제야 사태 파악이 된 어린이는 대성통곡을 한다.
사태 파악을 한 온 가족들은 삐져 나오는 웃음은 참아야 하고 아이가 들인 노력과 정성을 생각하면 위로도 해 줘야 하고 난감했다.
“글라스데코를 할 적엔 비닐을 꼭 붙여야 해. 알았지? ”
“할머니 집에서 할 땐 그냥 했단 말이야! “
“아아아 아아아아 앙앙앙앙! “
억울한 복실이는 잠이 들 때까지 울어댔다.
아직 어린 복실이, 만들기나 그리기를 할 때엔 옆에서 도움을 주자. 울음소리에 집이 떠내려갈 수 있다.
<글라스아트 사용방법>
원하는 도안 그림 위에 착풀을 얇게 바르고 몇 초 뒤 비닐을 붙이세요.
검정 글라스아트로 테두리를 그리고 약 1시간 정도 말리세요.
글라스아트로 테두리 안을 예쁘게 채우고 8시간 이상 말리세요.
완전히마르면 끝을 살짝 잡아 도안과 분리시키세요.
창문이나 액자, 거울 등에 붙여 예쁘게 꾸미세요.
“그리고 복실아 사용방법을 읽어 보니 ‘검은색 테두리 그리고 1시간 정도 말리세요.’라고 되어 있네? ”
“아아아아아아아아 앙앙앙앙앙앙~~~~~~~~~~~“
포켓몬 도안에 쏟아부은 정성이랑 시간이랑 아깝고 억울해서 복실이가 울었다.
우는 아이 옆에서는 절대 웃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