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실은 커다란 트럭이 앞서간다. 시골길을 간다. 천천히 간다. 앞을 막고 간다.
“엄마 추월해! “
“여기선 안돼. 굽이굽이 시골길이잖아. ”
곧이어 쭉 뻗은 직선 도로에 진입한다.
“엄마 추월해! 할 수 있어! 지금이야! ”
‘할 수 있을까? 해볼까? ’
머뭇거리는 사이 기회를 놓쳐버리고 말았다.
4차선 도로를 타면 아이들의 부추김이 없을까? 절대 그렇지 않다. 청소년 둘이서 입으로 운전을 한다. 가족 합동 운전이라고 한다. 콜라보가 좋다.
“오! 엄마가 추월을 해! ”
추임새도 넣어준다.
“그런데 엄마가 2차선으로 안 돌아가. “
‘엄마가 절대 능력이 안 돼서 그런 건 아니야. 금방 좌회전해야 해서 그런 거야. ‘
청소년 어린이 둘이 오늘 아침 컨디션이 좋은가 보다. 어째 둘이 합이 잘 맞는다.
아침 시간 아빠 출근 준비가 늦어지고 있었다. 그리하여 아빠 차 대신 엄마 차를 선택한 청소년들. 늦게 출발한다고 늦을 아빠가 아니다. 아빠 트럭이 곧 엄마 차 앞으로 오더니 앞질러 간다. 아빠 차를 탔어야 한다며 원성이 자자하다.
엄마는 느림보, 직진만 아는 느림보.
실은 엄마도 앞질러 가고 싶다. 그러나 차선 변경을 자주 할 수 없다. 돌아오지 못할 걸 뻔히 알면서 그 길에 발을 들여놓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좌회전을 할 무렵 아빠 차는 엄마 차 바로 앞에서 달리고 있었다. 요리조리 피하고 앞지르고 왔다 갔다 하면서 고작 바로 앞이라니. 아빠는 돌아서서 손을 흔들어 준다. 승리의 손짓인가.
한 발 앞도 앞이라고 아이들은 부러워한다. 아빠 차가 안 보이고 먼저 쌩 달려가면 엄청 빨리 앞서 가는 줄 안다. 빨라봤자 5분인데. 엄마 차가 안 가는 게 아닌데 웬 조바심을 그리도 낼까. 거북이 엄마도 도착은 한단다.
청소년들은 배운다.
늦게 출발해도 앞서갈 수 있다.
빠른 차를 타면 덜 조바심이 난다.
느린 차를 타면 합동 운전을 할 수 있다.
느린 차를 타면 속이 터진다.
늦게 출발하더라도 빠른 차를 타자.
아이들은 내일 아빠 차를 탄다고 했다.
아빠는 10시에 출발한다는데?
추월의 유혹은 계속된다. 느린 차 뒤를 따라가면 나도 속이 터진다. ‘앞에 가는 사람 도둑놈! ’ 이런 놀이 말이 괜히 있겠는가. 얼마나 앞서 가고 싶으면 도둑을 들먹거리며 앞서 가지 말라고 하겠는가. 그러니 앞서 가는 사람은 절대 승리의 웃음을 짓지 말라. 앞서가는 사람은 늘 겸손해야 한다. 아빠의 손짓은 승리의 손짓이 절대 아니었을 거다. 그건 그저 반가움의 손짓이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