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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구경은 무슨 별구경이나 하시지

by 눈항아리


엄마는 꽃구경 중이다. 붉은 자줏빛에서 태어나 고운 연분홍빛으로. 그리고 순백색으로 변하는 꽃잎. 차를 타고 오는 내내 아이들의 논쟁거리였다.

벚꽃이 무슨 색일까?



달복이는 해구경 중이다. 해구경을 하시다 눈이 부신가.


기구를 이용한 무중력 속에서 바람 구경 중이다. 눈을 감고 돌다 보면 하늘을 떠다니는 느낌일까. 오빠만 신나게 우주 여행하며 떠다니니 복실이는 혼자 심심했나 보다.


슬쩍 건드렸을까 확 밀었을까. 달복이가 철로 된 운동기구에 머리를 박았다. 별구경을 잘했을까?


혼났다.


꼼수의 여왕이다. 노련한 손들기 선수되시겠다.




뒤늦은 복실이의 변명


복실이는 돌아가는 운동기구 돌림판 구경 중이었다. 휙 돌렸더니 오빠가 내려왔다. 그러곤 다시 올라갔는데 콩 박았단다. 평정심을 잃은 달복이의 휘청임이 별구경을 시켜줬단다.


운동기구 사용 시 어린이 혼자 사용을 주의하자. 달복이 머리에 큰 혹이 났다. 아직까지는 괜찮다. 머리가 흔들리면 안 되니 게임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핸드폰도 보지 말고 누워 있으랬다 .(ㅋㅎㅎㅎㅎ 엄마 win!)




꽃구경 한번 하기 참 힘들다. 복이는 어제 자전거 타고 꽃구경을 갔다 눈물, 콧물 다 짜고 돌아왔다. 생각지 못한 알레르기 때문에 눈앞이 안 보이더란다. 하긴 몇 해 전 가족 꽃놀이 이후 우리는 벚꽃길 발걸음을 안 한다. 그걸 잊고 있었나 보다. 어째 괜찮다 했더니.


꽃구경은 무슨 별구경이나 하지 뭐. 시골집은 늘 별이 많다.


이 글을 읽은 달복이는 오늘의 주인공 등극에 기분이 좋았나 보다. 댓글에 들어와 응원하기 버튼을 보고선 누르고 들어가 30만원을 꾹 누른 뒤 엄마에게 가져와 말했다. “엄마 내가 30만원 응원해 줄게.” 30만인지 3만인지 볼 사이도 없이 나의 핸드폰을 빼앗아 화면을 내렸다. 달복이는 효자다. 아들 하나는 잘 키웠다. 다만 나의 돈이 아닌 너의 힘으로 엄마를 응원해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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