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은 창조의 어머니
달복이는 레모네이드를 좋아한다. 나는 수제청을 만든다. 레모네이드를 무한으로 먹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아이에게 설탕 음료를 선뜻 내주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때로는 달복이에게 그랬다.
“레몬청이 조금밖에 없어. 많을 때 먹어. “
대체 언제 레몬이 많아지는지 달복이는 궁금했을 테다. 달복이 입에서 레모네이드 요청이 나온 게 벌써 여러 번이다. 왜 달라고 할 때마다 레몬청은 조금밖에 없었을까. 팔이 아프다며 레몬청이 똑 떨어질 때까지 일을 미뤄서 늘 넉넉하지 않았다. 레몬청이든 자몽이든 조금씩 만든다. 아이가 먹고 싶다는데 계속 이리 피하고 저리 피했다.
엄마 우리 집에 레모네이드 분수가 있으면 좋겠어요.
달복이가 말했다.
결핍은 창조의 어머니라더니! 레모네이드를 안 만들어줬더니 아이의 머리에서 레모네이드 분수가 나왔다. 레모네이드를 안 만들어줄 수 없었다. 당장 주방으로 달려갔다.
얼음 다섯 알, 레몬청, 레몬슬라이스 6장, 탄산수를 를 넣고 휘리릭 순식간에 레모네이드를 만들어 대령했다. 일자 빨대 말고 어린이를 위한 주름 빨대를 끼워 가져다주었다. 순식간에 달달한 레몬 국물을 쪽쪽 빨아 마시고 커다란 얼음 하나를 입에 쏙 넣는다.
엄마가 그동안 너무 했네.
창조를 위해 레모네이드를 안 줘야 할까 고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