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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사탕 섭취 방법

by 눈항아리

“엄마 십정이 뭐야? ”

‘그건 무슨 십장생 친구냐? ’

달복이의 물음이 황당했다. 아이가 드디어 욕에 관하여 해탈의 경지에 이른 것일까, 잠시 생각하며. 그래도 혹시나 다른 말일까 하는 일말의 희망을 품고 달복이에게 물었다.

“어디에 나온 말이야? ”

“별사탕에 1회 10정 먹으라고 쓰여 있어. ”

‘아, 다행이다. 십정이란 십장생 친구가 아니었다. 10 정이라니 하하하. ’


“그런데 달복아 얼마 전에 복실이 입에 별사탕 한 통 다 넣었다고 하지 않았니? ”

“맞아 복실이 입을 벌리라 그러고 내가 조금만 넣어준다는 게 그만 다 들어가 버렸어. 얼마나 아까웠는지 몰라. ”

“그렇게 한꺼번에 먹으면 설탕쇼크 오는 거 아니야? 앞으로는 절대 그러지 마. 알았지? ”

“엄마 설탕이 아니라 혈당쇼크겠지. ”

“그거나 그거나 암튼 10 정이라니 꼭 지켜. ”


요즘 달복이와 복실이는 환상의 콤비를 자랑한다. 같이 피아노 학원 끝나는 시간에 맞춰 문구사 간식코너를 탐방하고 있다. 복실이도 지갑을 가지고 다니며 오빠에게 사준다. 어느 날은 달복이가 쏜다. 환상의 남매는 티격태격하면서도 늘 우애가 좋다.


오늘도 둘은 별사탕 하나씩을 주머니에 넣어가지고 왔다. 10정을 암만 찾아봐도 내 눈에는 안 보인다. 사진을 대충 찍어서 확대를 해봤지만 10g만 보이는데...


노안이 와도 별사탕 맛은 그대로다. 어린 시절 뽀빠이, 건빵에서 골라먹던 그 달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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