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복이는 밥을 먹으며 분수 공부를 합니다. 6분의 1부터 시작합니다.
식판에 밥이 담겼습니다. 숟가락을 쥔 왼손이 바쁩니다. 밥을 퍼서 입 속으로 바쁘게 옮기는 건 아닙니다. 숟가락으로 밥을 꾹꾹 눌러 평탄화합니다. 잘 눌러야 잘 퍼먹을 수 있습니다. 드디어 한 숟가락 떴습니다.
”복실아 이게 6분의 1이야. “
공중에 뜬 숟가락 위에 고봉밥이 담겨 있습니다. 한 입에 넣으니 볼 한쪽이 볼록하게 튀어나옵니다. 빵빵합니다. 숟가락이 문제인가 봅니다. 너무 볼록해서 힘이 약한 걸까요? 미니 롤러를 하나 마련했어야 할까요? 아닙니다. 한 숟가락 먹고 다시 꾹꾹 누르면 됩니다. 그리고 더 작게 자르면 됩니다. 다시 밥을 정돈한 후 숟가락을 세로로 세워 자릅니다. 더 작은 경계선을 만듭니다.
“복실아 이건 12분의 1이야. ”
12분의 1이 담긴 밥 숟가락이 달복이의 입으로 들어갑니다. 양 볼이 빵빵합니다. 씹지는 않고 계속 숟가락질이 바쁩니다. 밥에 삽질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걸 그냥 두고 봤습니다. 생활 속에서 수학 공부를 하니까요. 3학년 복실이에게 6분의 1부터 차근히 가르치는 5학년 달복이었습니다. 밥을 먹으면서 분수를 알아가는 아이들입니다.
숟가락으로 삽질하던 날이 있었지요. 포크로 국물에 만 밥을 퍼 먹는 날도 있습니다. 역시나 달복이의 포크질입니다. 이런 날이 있으면 저런 날도 있는 거지요. 컵라면을 먹는 날이었습니다. 라면을 모두 건져먹고 밥을 말았습니다. 숟가락은 어디에 두고 포크로 점잖게 밥을 퍼 먹습니다. 건져지기는 건져지나요? 밥알이 알알이 벌건 국물 속에서 퍼올려집니다. 밥알 세 알, 네 알. 깨작깨작, 꼭꼭 씹어먹기 아주 좋습니다. 엄마의 어휘력을 높여주는 효자 아들입니다.
복실이는 옆에서 컵라면 용기로 곡예를 합니다. 컵라면 국물이 조금 남았습니다. 라면 국물에 만 밥을 다 퍼먹었습니다. 남은 국물을 퍼먹다 거대 숟가락을 컵라면 안에 기대 놓았습니다. 국물맛이 끝내줬지만 매웠습니다. 복실이는 물을 들이켜고 있었지요. 두 손으로 컵을 들고 벌컥벌컥 물을 마십니다. 그 사이 컵라면은 식탁 끝에 걸쳐져 있었습니다. 팔이 왔다 갔다 하며 아슬아슬하게 컵라면 용기 한쪽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식탁 모서리에 3분의 1을 걸치고 있는 컵라면 용기가 기우뚱합니다. 국물이 얼마 남지 않아 숟가락보다 가벼워진 용기가 불안합니다. 이번에는 복실이의 팔이 숟가락 옆을 지나갑니다. 불안 불안합니다. 위태로운 컵라면 용기를 보며 심장이 쫄깃쫄깃해집니다.
복실이와 달복이는 컵라면에 밥까지 말아 배가 빵빵해졌습니다. 이제 꼬마 둘을 앞에 두고 엄마가 밥을 먹습니다. 수다밥을 먹습니다.
“수능 만점은 정말 어려운 거야. 수능에서 애매한 답이 나오면 세모를 주기도 해. ”
“진짜? ”
복실이는 어려서 잘 모릅니다. 저는 늙어서 잘 모릅니다. 정말 세모 점수가 있는 건지 정말 궁금합니다.
“만약에 말이야 답이 12분의 1이야. 그런데 답을 36분의 3이라고 적었어. 그러면 세모 점수를 받는 거야. 알았지? ”
이어지는 주제는 대학 이야기입니다.
“서울대에 들어가면 대기업에 들어갈 수 있어. ”
도대체 출처가 어디일까요. 정말 궁금합니다.
아이들의 수다에 밥이 술술 넘어갑니다. 수다밥은 맛있습니다. 듣는 재미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