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줄기 소리가 요란합니다.
빗물이 지붕을 때리고
지붕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바닥을 쾅쾅 때립니다.
소리는 진동을 타고 전해진다는데
창문을 꽁꽁 닫았는데
비 소리는 어느 틈으로 들어오는 것인지.
땅을 울리며 땅에서 방바닥으로 전달되어
마음을 울립니다.
소리만 전할까요.
비는 습기를 잔뜩 밀어 넣습니다.
어느 틈새로 들어오는지
벌레가 창문 틈바구니를 비집고
붕붕 날아 들어온 것처럼
비를 머금은 습기가 거실을 가득 메웠습니다.
묵직한 바깥 세상의 습기가 소리 없이 떠다닙니다.
에어컨을 켤까 말까 망설여집니다.
빗소리를 뚫고 뿌연 물안개 같은 습기를 뚫고
날아들어옵니다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입니다.
어느 틈을 찾지 않고 창문을 부술 것 같이
심하게 흔들거리는 세탁기는
건들거립니다. 요란합니다. 성급합니다.
베란다 창을 열고 들어올 것 같습니다.
닫아 놓은 창으로
막힌 벽을 통해서
바깥세상이 나에게 노크를 합니다.
잔잔하게 요란하게 때로는 묵직하게
마음을 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