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2 아들의 혼밥을 지켜보며
학원 수업이 있어 저녁이 늦은 복이는 혼자 밥을 먹습니다. 제가 반찬 준비를 하는 동안 복이는 밥을 풉니다. 주걱이 안 보이니 숟가락으로 풉니다. 주걱을 찾아 손에 쥐어주며 말했습니다.
“복아 밥 새로 했어. 저어줘.”
복이가 주걱을 들고 묻습니다. 귀찮은 표정이 역력합니다.
“그런데 왜 밥을 젓는 거야? 그냥 먹어도 되잖아. 귀찮아. 팔 아파.”
“밥 솥이 하라잖아. 다 이유가 있겠지. 밥 안 저으면 아래로 촥 가라앉아서 들러붙어. 밥 맛이 없단 말이야.”
복이는 제 말을 듣고 밥을 젓습니다. 계속 젓습니다. 주걱질이 10회가 넘어갑니다.
“밥을 꾹꾹 누르지 말고, 왜 계속 저어?”
밥이 눌어붙지 말라고 저으라고 하는데 오히려 주걱으로 밥을 짓이기며 누르고 있습니다. 뒤에 가서 등짝 스매싱을 하려다 등과 어깨를 토닥토닥해주었습니다. 친철한 저는 옆에 가서 주걱을 뺏어 시범을 보여줍니다. 주걱을 밥솥 깊숙이 집어넣고 두세 번 크게 저어줍니다. 복이는 대충 보는 척하며 줄행랑을 칩니다. 일부러 그러는 것 같습니다. ‘귀찮은 건 엄마 다 하세요.’ 이런 의미이지요.
복이는 꺼내놓은 반찬을 모두 냉장고에 넣습니다.
“김치 안 먹어? 야채도 안 먹어?”
실실 웃습니다. 저녁은 고기반찬입니다. 고기반찬 냄비를 아예 가져다 놓고 퍼 먹습니다. 고기 냄비를 가져다 놓고 밥을 산 만큼 퍼먹으며 세상 행복해 보이는 아들 녀석입니다.
“왜 그렇게 빨리 먹어. 천천히 먹어.”
실실 거리며 “네.” 대답은 잘도 합니다.
빨리 먹는 이유가 있었답니다. 맛있어서, 고기가 좋아서 밥을 산처럼 퍼서 먹는 게 아니었습니다. 형과 게임 약속을 해놔서, 빨리 게임하고 싶어서 빨리 먹는 거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