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데리고 잘 살아가는 길은~
우두두...
우다다다...
쏴아~아...
타다다닥...
촤르르...
알람이 울리기 3분 전, 빗소리가 유난히 선명하게 귓속에 담겨 눈을 떴다.
비가 쏟아지는 소리가 듣기 좋은 아침이었다.
물 한잔을 손에 들고 창가에 서서 빗소리를 흉내 내보았다.
가장 비슷한 느낌을 찾고 싶어 혼자 중얼중얼 입으로 소리를 만들어 본다.
지금 들리는 빗소리에 딱 어울리는 소리는 '우다다~'와 '촤르르~"의 사이 어디쯤이면 좋겠는데라고 더는 만들어 낼 수 없겠다 싶어 빗소리에 대한 관심을 내려놓고, 매트를 깔았다.
잠에서 완전히 깨어나려면 20~30분 매트 위에서 밤사이 수축된 근육과 경직된 몸을 이리저리 펼쳐가며 풀어주어, 하루를 시작하는 신호를 보낸다.
내 몸의 관절마디마디 크고 작은 아이들이 연결되어 있어 서로의 움직임에 협력할 수 있는 준비가 끝나면 편안한 자세로 앉아 나와 타협을 시작한다.
오늘 일정을 떠올려 순서와 중요한 것을 확인하고, 아침을 어떻게 먹을 것인지 신중하게 생각해 본다.
혼자 먹으면 딱 10분이면 식탁에 차려내고, 오전 수업을 마치고 먹을 간식까지 챙겨 담을 수 있는데, 남편과 함께 먹는 날에는 찌개와 반찬이 신경 쓰이긴 하지만, 일단 나를 체크해본다.
준비할 시간과 상황이 되는지 나의 컨디션은 어떠한지를 확인하고, 내가 힘겹지 않게 편안하게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정도에서 식사를 준비한다.
예전의 나는 교과서나 정해진 규율에 나온 것을 지켜야 하는 강박이 있는 사람처럼 함께 식사하는 식탁은 이래야 하고, 집안 청소와 정리정돈은 이 정도 유지해야 하며, 아이들과 남편을 챙겨야 하는 부분은 여기서 저기까지 꽉 맞게 해내어야 잠을 잘 수 있었다.
일상이 숨 막히듯 틈 없이 채워져 반복되니 습관이 되었고 다른 방법은 없었다.
나도 당연히 해내었지만 가족들도 모두 그 일상이 당연하게 여겨졌고 그렇게 생활했다.
사소한 것부터 예를 들면 국이나 찌개 준비가 어려울 땐 달걀찜이라도~ 있어야 뭔가 마음도 편안하고 괜찮은 아내의 역할을 한 것 같은 이런 기분이 문제였다.
좋은 사람의 모습, 잘하고 싶은 마음, 정석에 가까운 것은 이것이라 기준을 만들어 두고, 에너지를 균형 있게 사용하지 못해 정작 중요한 곳에 힘을 보낼 수없어 지쳐버리는 순간을 자주 만나고 반복되다 보니 4년 전쯤 심한 번아웃이 찾아왔다.
일도 놓아버리고, 의욕도 입맛도 없어 음식을 먹는 것도 힘들 정도였으며, 내가 살피고 관리해 주어야 했던 가족을 피해 도망가 있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
물론 번아웃이 갑자기 나타난 건 아니었다. 이런저런 이유들이 쌓이고 쌓여 더 이상의 공간과 여유가 없으니 터져 나온 결과였다.
다행히 일상으로의 복귀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1년 정도 일을 쉬었고, 가족들의 협조와 자연치유요가 프로그램을 통해 빠르게 회복하게 되었다.
많이 힘든 시간이기도 했지만, 나를 돌보지 않고 나의 욕구가 무엇인지 확인하지 않은 채 상황이 흘러가는 대로 받아내고 따라가 주는 일을 더 이상 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하나하나 실천해 가며 번아웃의 기간을 빠져나왔다. 바쁘게 생활할 수밖에 없었던 그땐 엄마이고, 아내이며, 작지만 나의 매장을 가지고 일하는 슈퍼우먼으로 지내느라 내 원하는 것에 대해 나와 이야기 나눌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 없이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여요 일을 처리하며 막힘 없이 생활이 흘러가도록 유지하는데만 몰입했다. 진지하게 차분하게 나라는 사람은 어떻게 하고 싶었는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싶었는지 모른 채 빠르게 빠르게 가족들의 욕구와 일터에서의 역할에 맞게 대처하는 것이 최선이었고, 전부였다.
특별한 방법은 없다.
다만 아침을 시작하면서, 잠들기 전 꼭 나 혼자 나를 만나는 시간을 잠시라도 가지는 것, 그 시간에 내가 원하는 방향과 욕구가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하고 나의 마음을 내가 들여다 보고, 합의한다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삶이 끝나는 순간이 언제가 되든 내가 살아있는 한 나는 나를 잘 챙기고 보살피며 함께 살아가야 한다. 나의 생각과 마음의 소리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확인하고 타협하지 않으면 삶의 기준이 타인에게 기울게 되어 내가 보이지 않는 내 삶의 주인이 아닌 모습으로 살아가게 된다.
100점 만점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고 부작용을 만드는 생활대신, 70점 60점 정도의 만족감으로 즐거움과 여유, 휴식을 맛보며 함께 좋은 기억을 나누는 것을 선택하고, 나와 약속했고 실천해 가는 과정의 있다.
이런 내가 아주 마음에 든다.
경쾌한 빗소리에 기분 좋은 아침을 시작한 오늘이 마음에 든다.
샨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