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치지 못하듯 나는 쇼츠를 켜면 거기서 튀어나오는 사람들의 말을 도무지 지나치질 못하겠다. 이마저도 중독이지 않냐며 금욕수행을 제안받아도 이상할 게 없지만, 쇼츠를 보고 생각을 곱씹을 수록 세상을 대하는 어떤 문이 열린다는 기분을 받는 게 참 좋던데. (네 이것이 도파민중독 과정입니다 ^^) 지나치지 않는 선에서 절제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행이기도 하고 (네 이것이 불자의 중도입니다 ㅋ)
이미 알고리즘이 나를 참 잘 알아봐준 덕분에 이번에는 최재천 교수님의 말씀을 보여주었다. 바로 이 영상인데, 내용이 흥미롭다. 한국은 대단히 특이한 나라라고. 세계에서 잘 안 팔리는 두 가지 책이 팔리는 나라라고. 하나는 시집, 나머지 하나는 수학책. (진짜?? 진짜라면 놀라운데??) 이나영 씨가 취미로 수학책을 푼다던데. 우리 독서토론방 패널분 중에서도 수학을 너무 사랑하시는 분이 계시던데. 최재천 교수님 영상 댓글에 수학 재미있다고 답을 다시는 분이 줄줄이신데. 나도 수학문제를 풀어야 하는 상황에서는 (비록 잘하지 못하지만) 풀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간질간질 올라오던데... 이게 다 그런 거였나? ㅋㅋㅋ
한국인 중에 노래 안 좋아하는 사람 없지. 필리핀 사람들 수준으로 1가정 1노래방기기 정도 사랑까진 아니더라도, K-POP이 전세계적으로 흥한 데에는 일단은 한국인들 스스로가 음악을 매우매우 즐긴다는 데에에 그 원인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전에도 말했지만 음악도 시의 일종이고, 음악의 구성요소 중에 텍스트와 은유에 집중하시고자 하는 분들이 시집까지 구매하시는 건 아닐까? 나는 음악의 선율도 매우 좋아해서 가사 없는 곡도 좋아하지만, 또한 가사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움을 발하는 곡 역시 매우 좋아한다. 나 역시 내가 내 돈 주고 산 책 몇 없는 책 중에 시집이 껴 있기도 하고. (안녕하세요 윤동주 오빠?)
그러고 보면 음악과 수학이 모종의 관계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불쑥 든다. 알버트 아인슈타인도 수준급 바이올린 연주가였고, 하이젠베르크도 전업 피아니스트가 될 수 있을 정도로 피아노를 대단히 잘 쳤다고 하던데. (조사하던 중에 보니까 심지어 둘이 같이 합주도 했네? 와우!)
영재발굴단에서 주목을 받았던 천재소년 백강현 군도 떠오른다. 만 3~4세의 나이에 중학교 수준의 수학문제를 풀더니만, 피아노를 배운지 얼마 되지 않아 자작곡만 30여 곡이 넘게 썼다고. (아들, 네 또래에 이런 무시무시한 아이가 있단다.. 맞서려고 하지 말고 좋은 친구가 되려무나 ㅋㅋㅋㅋㅋ) 아니 꼬맹이가 심지어 철학책을 읽고 윤회설을 이야기했다고?ㅋㅋㅋㅋㅋ 너도 부처님 말씀 좀 들으러 올래?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토회는 열려있단다 ㅋㅋㅋㅋㅋㅋ
내가 지금 듣고 있는 코딩융합 강사양성 수업에서도 AI파트를 배우면서 음악을 자동생성 해 주는 사이트가 있었다. 수노(https://suno.com/home)라는 곳인데, 수업을 듣는 학생들 모두 너무 재미있게 이용한 사이트였다. 어떤 분위기의 곡을 대애애강 어떤 가사로 만들고 싶은지 쓰면 진짜 3초만에 음악이 뚝딱 나온다. 수학 뿌시래기로 만든 AI가 이토록 대단한 작곡가가 되어버리다니.
그리고 여기서 고백을 하나 하자면, 나는 리코더를 잘 분다. 그냥 잘 부는 게 아니라 진짜 잘 분다. 내가 다녔던 고등학교는 ○○종합여자고등학교라고 불릴 정도로 인문학 계열은 물론 음악, 미술, 체육 분야에 진출하는 여러 학생이 넘쳐났던 그런 학교였다.
내가 해당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에 계셨던 음악선생님 중 한 분이 첼리스트 장한나의 삼촌분이었다. (덕분에 장한나 씨의 홈메이드 영상도 음악시간에 봤다 ㅋㅋ) 이 학교의 음악실기 시간은 살벌한 수준인데. 피아노를 잘 치는 건 애교고, 꽤 비싼 첼로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압권은 가야금을 들고온 학생이었다고. (그녀가 가야금을 세팅할 때 '주안상을 내오거라~'라고 외친분은 나와주세요 ㅋㅋㅋㅋ) 그런 쟁쟁한 아이들 사이에서 리코더로 음악 실기시험을 보고 당당하게 A를 받은 게 나다. 심지어 외국인 교환학생이 왔을 때 앞에서 연주도 했다 말이지! (엣헴) 추억 돋네 ㅋㅋㅋㅋ
그러고 보니까 드라마 <정년이>도 재미있게 보았다. 주인공이 좀 답답하게 구는 건 있었지만, 소리를 좋아하는 이 특유의 해맑음과 김태리의 연기력이 돋보였던 드라마. 라이벌로 나왔던 신예은 씨의 연기도 좋았는데. 더 글로리(The Glory)에서 악한으로 나왔던 연진이 아역으로도 눈길이 갔는데 정년이에서도 연기 잘 하더만.
아들래미 어린이집 절친이 떼떼 공연(전통음악 공연을 '떼떼'라고 불러서 떼떼공연이라고 우리는 부른다ㅋ) 을 하도 좋아해서 민속촌 죽돌이가 되고, 해서 나도 아들램과 함께 민속촌 좀 돌아다녔었는데. 그래서 집에서 온 가족이 정년이 드라마 틀어놓고 같이 보았다.
떼떼 하니까 우리 외할머니도 생각나네. 할머니가 그렇게 창을 잘 하셔서 노래 대회 나가서 시계도 받아오셨다고. (할아버지가 첩을 데려와도 잘 지내셨다는 그 할머니가 우리 외할머니 그 분 맞습니다ㅋㅋㅋㅋ) 할머니가 울 엄니한테 창을 가르쳐주고 싶어하셨는데 하도 못 따라해서 그냥 민요만 좀 알려줬다고. 근데 할머니, 저는 노래 좀 해요! 랩도 잘한답니다? ㅋㅋㅋㅋㅋ
옛 추억을 끄집어내다보니 갑자기 생각나네? 대학교 때 동아리 사람들이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갑자기 한강 선유도 공원에 가서 놀자할 때 타고갔던 택시! 그 택시 안에 노래방 기기를 갖추신 택시기사님. 심지어 블링블링하게 센터페시아도 꾸미신 기사님. 한 곡 부르겠냐면서 마이크를 주시려고 할 때 기분 굉장히 좋아보이셨는데. 햐.. 그 때로부터 지금 거진 20년이 지났다. 기사님은 잘 지내고 계시려나. 그 때 선유도에 급 소풍 떠났던 멤버들은 어찌 살고 있는지.
뒤죽박죽인 글이지만, 이런 글도 쓰는 재미가 있다! 인생의 투박한 경험들을 실타래로 꿰어서 만든 나만의 팔찌같은 글. 다른 사람은 쓸 수 없는 오로지 나만의 글. AI가 대신하여 쓸 수 없는 글. 오로지 사람만이 쓰는 얼기설기 하면서도 반짝반짝한 글. 의외로 수학과 음악이 내 삶에 살아숨쉬고 있었다는 것을 새삼 알게 해주는 글쓰기. 글로 하는 나만의 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