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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파랑 Nov 11. 2016

노무현을 그리워하다.

<두장의 타임라인> 11월 11일


회사에서 앉아 있다 보면 젊은 친구들의 수군덕거림이 들려옵니다.

"와우! 그 평수는 백대일이 넘었다네?"

동탄 2 신도시의 열풍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어렵게 당첨의 기쁨을 누리는 친구들은 프리미엄이 몇천만 원 붙었네 하면서 실체 없는 소득에 환호를 합니다.


2007년 그 암울했던 겨울에 우린 동탄 1 신도시로 입주를 했습니다. 대출을 받고 허리띠 졸라매고 좀 더 큰 집에 좀 더 깨끗한 도시에 살아보겠다고 2년을 중도금을 부었습니다. 분양가보다 집값이 올랐으면 좋겠고 실제로도 슬금슬금 상승하고 있었지요. 일시적으로는 집이 두 채인 것과 같으니 오르면 좋은 것이지요. 그런데 조금 오를만하면 부동산 대책 나오고 또 오를만하면 대책 나오고.... 참여 정부의 정책은 야속하기 그지없었습니다. 경제는 파탄이라고 언론은 난리고, 경쟁력 없고 정감이 가지 않는 야당 후보 덕분에 MB는 중동 건설과 청계천의 박진감 있는 이미지로 17대 대통령 당선 소감을 말하기 위해 여유 있게 연단에 섰습니다. <747 공약>, 7%의 경제성장률, 4만 불의 국민소득, 7대 세계의 강국. 시대의 장삿군 대통령이 내세운 공약은 부자나라의 경제적 리더의 환상이 길게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2005년 참여정부의 <8.31 부동산 정책>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실거래가 신고 의무화, 강북 및 미니 신도시 확대, 공공택지 아파트 원가 연동제와 전매 제한. 세제 부문은 보유세 기준 9억을 6억 원으로, 1가구 2 주택 양도세 중과, 그렇지만 종부세 대상이 아닌 중산층 민 서민에게는 재산세 부담이 늘지 않도록 배려. 투기지역 내 아파트 담보 대출 제한 등 부동산 관련 정부가 취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제도를 시행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철학은 확고했습니다. 부동산으로 얻어지는 불로소득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억누를 수 없이 슬금슬금 오르는 집값은 미쳐 있었고 그 당시 웬만한 서울의 집값은 거의 두배 이상 폭등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전 세계적인 유동성 과잉이 빛어낸 결과였습니다.  아믛든 '더 오르겠지.'라는 기대감 져버리지 못했고 야속한 참여정부의 대통령 덕에 만족스럽지 못한 집값을 보면서 이전 집을 팔지 못하고 이사를 했습니다. 머리털 나고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본 적이 없었던 우리의 학습효과는 강건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매각한 이전 아파트의 가격은 2007년 당시에 시세에 못 미치는 가격으로 8년을 더 들고 있다가 털었습니다.


참여 정부는 정책에는 성공했고, 정치에는 실패를 했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지지율 5%가 요즈음은 화제가 되고 있지만 참여정부 말기의 지지율도 만만치 않게 낮은 수준으로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모순이 가득한 세상에서 기존의 강건한 질서와 세력에 맞서서 우리 두는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에 이율배반적으로 행동했습니다. 대북송금 특검에 떨어지는 지지율, 이라크 평화 부대 파견에 등 돌리는 지지자들, 한미 FTA에 광분한 사람들, 버블세븐 집값 떨어진다고 지지를 철회한 부자도 아닌 것이 부자로 착각한 저와 같은 시민들. 그는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은 대연정까지도 야당에 제안을 하면서 선거구제를 바꾸려는 시도를 하다가 여당, 야당, 언론할 것 없이 질타를 받은 후 결국은 노대통령은 본인의 주장을 철회하기도 했습니다. 이 분의 철학을 좀 더 깊게 논의하고 토론을 하지 않았던 결과는 9년 동안 장사꾼에게 기하급수적인 혈세를 사기당하고, 선무당에게 국가의 질서를 송두리째 농락당한 처참한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내년에 박정희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수천억의 예산을 들어부어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1963년 울릉도에서 하룻밤 잤다고 기념사업으로 울릉군의 예산을 12억을 쓰는 것이 상상이 가능한 일일까요? 1200억 원은 돈 없어서  문을 닫는 <세월호 특조위> 15번을 다시 하는 돈입니다. 지금 어느 시대인데 미래창조부 우정사업본부는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를 발행한다고 결정을 하는 것일까요?  

올해는 노무현 대통령의 탄생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가 태어난 봉화마을에서 <작은 음악회>만 간소하게 열렸을 뿐입니다.


박정희는 <시바스 리갈>을 마시다가 그토록 믿었던 심복에 의해 총탄에 쓰러졌고, 노무현 대통령은 그를 지키던 경호원으로부터 담배를 한대 얻어 뿜으시고 부엉이 바위에서 그토록 믿었던 시민들의 등 떠밀려 뛰어내렸습니다. 팔짱 끼고 수사받아 논란이 되는 우병우 전 수석이 노무현 대통령을 독대하며 “노무현 씨, 당신은 더 이상 대통령도, 사법고시 선배도 아닌 그저 뇌물수수 혐의자로서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6.11.07 국민일보)


동작동 국립묘지의 박정희 전 대통령 묘비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새겨져 있습니다.

"조국 근대화의 기수로서 오천 년 이래의 가난을 물리치시고 자립경제와 자주국방의 터전을 닦으시어 세계 속의 평화적 통일의 기틀을 마련하시는 등 민족중흥을 이룩하지 영도자로서 민족사상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위대한 업적을 남기시고..."

봉화마을의 노무현 대통령의 비문에는 단 6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대통령 노무현"

그리고 비문의 받침대에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라는 고 신영복 교수님의 글씨가 새겨져 있습니다.


박정희의 영혼은 무당이 되어 37년이 지난 오늘의 대한민국을 끌어내렸고, 노무현의 정신은 꺼지지 않는 민주주의의 정신으로 날갯짓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그분이 대통령이었을 때 맘껏 오르지 못했던 부동산 가격은 최경환의 <초이노믹스>가 되어 미친 듯이 본색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1%도 되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경제성장률을 심하게 왜곡하고 돈을 주체하지 못하는 재벌들은 부동산 시장에서 폭탄 돌리고 있습니다.  한진해운 부실채권에 수조 원을 생각 없이 투입한 최경환 전 총리는 기업 총수들 모아놓고 삥이나 뜯고 있고, 뒤를 봐준다는데 800억이야 껌값인 재벌들이 피해자 코스프레하는 것은 코미디 대한민국의 현주소입니다.

우린 과연 트럼프를 지지한 <미국 시민>들을 불쌍하게 쳐다보고 있을 여유가 있는 국민인지? 4년을 넘게 저 짓을 하고 있었는데 청와대는? 여당은? 은? 언론은? 왜 이제야 수많은 세월 동안 모아놓은 정보를 한 시간이 멀다고 쏟아내듯이 지면에서 국회에서 털어내는 것인지. 이제는 놀랄 것도 없는 국내 뉴스가 재미없어 미국 트럼에 관심을 가지는 우리는 <미국인> 보다 훌륭한 시민인지?


이제야 알았습니다.

그분이 그립습니다.

그리고 그와 같은 세대를 살았다는 기억은 우리에게 정말 행복한 기억이 되었습니다.

노무대통령이 남아 있는 우리들에게 꼭 남기고 싶었다는 말....

"깨어있어라! 뜨거운 마음으로..."

그 깨있음이 내일 광장에서 화려한 날갯짓으로 부활하기를 바랍니다.


대기업의 주택임대사업, 동탄2. 2016년 8월.
영화 <레미제라블>. 2012년 12월 19일 대한민국 대선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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